세계적인 굴 주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경남 통영시 일대 남해안에는 요즘 제철을 맞은 굴 수확이 한창이다.
동이 틀 무렵부터 시작되는 굴 수확작업은 오후 6시 통영굴수협 위판장에서 경매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5일 통영에서도 규모가 큰 5㏊의 대형 굴 양식장을 운영하는 차정세(64)ㆍ기욱(36)씨 부자는 오전 5시 용남면 동달리 ‘바다목장’의 굴 수확을 위해 어장관리선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수확에는 굴 생육 및 위생 상태 점검을 위해 통영굴수협 장경일 상임이사 등 수협 직원들이 동행했다.
어장에 도착해 바닷속에 담긴 줄을 끌어 올리자 싱그러운 바다내음이 배어 있는 살이 오른 굴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렇게 건져 올린 굴은 오전 11시쯤 박신장(굴 까기 공장)으로 옮겨졌고, 40여명의 숙련된 인부들이 수작업으로 굴 껍질을 까 알굴을 발라냈다.
알굴은 300㎏크기의 대형 운반용기에서 세척작업을 거쳐 위판용기(10㎏)에 실려 오후 1시 굴수협 위판장으로 옮겨진 뒤 중도매인들의 손을 거쳐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최근 김장철을 맞아 소비가 늘면서 굴수협 하루 위판량은 120톤에 달한다.
위판가격도 지난 10월 ㎏당 6,195원에서 지난달부터 8,805원으로 껑충 뛰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0원 가량이 올랐다.
통영굴은 매년 4∼5월 양식에 필요한 종패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으로 6∼8월 굴이나 가리비 껍질에 유생을 붙이는 채묘를 마친다.
채묘를 마친 어린굴은 조수간만의 차가 있는 해안에 매달아 단련시킨 뒤 다음해 봄 어장으로 옮겨져 차가운 바닷물과 따가운 햇볕을 견디며 1년 간 바다 속에 잠기는 수하식으로 각종 영양염류를 섭취, 알이 굵고 빛깔이 선명하고 육질의 탄력성이 좋은 굴이 탄생한다.
특히 통영, 거제, 고성 등 경남 남해안 일대는 1972년 ‘한ㆍ미 패류위생협정’에 따라 197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국내 최초로 지정한 한산만 해역 등 총 5개 해역 2만5,849㏊의 청정해역이다.
FDA 지정해역은 경남이 전국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2∼4년 주기로 미국에서 전문가들이 직접 찾아와 위생점검을 실시한다.
경남도와 통영시, 굴수협 등도 선박에서 발생하는 분변 등 오염원 차단을 위해 이동화장실을 보급하고, 바다 공중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안정성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한 굴수협은 국립수산과학원의 위생검사와 별도로 생굴과 바닷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자체 검사실을 운영하는 한편 매일 어장과 박신장, 위판장 등에서 위생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식중독균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 ‘무결점’ 굴만 위판장에 나올 수 있다.
경남의 바다목장에서는 지난해 3만7,310톤의 굴을 생산해 이중 6,868톤을 수출했다.
올해는 중국 수출이 지난달에 이미 지난해 보다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 9월 미국 LA농수산엑스포에서 냉동굴과 굴통조림 등 2,643만7,000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려 굴의 미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통영시와 굴수협은 지난 10월 중국 바이어 초청설명회를 가진 데 이어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지난시에서 대규모 홍보행사를 열 예정이다.
경남도도 18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시안에서 수산물 수출상담회를 열어 수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정복(65) 통영굴수협조합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남해안 생굴은 생산에서 유통까지 철저한 위생관리시스템을 갖춘 무결점 완전식품”이라고 말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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