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27ㆍ수원시청)가 금강급(90㎏ 이하) 정상에 올랐다.
이승호는 4일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3 씨름왕중왕전 금강장사결정전(5전3승제)에서 이장일(용인백옥쌀)을 3-1로 따돌리고 지난 4월 보은장사대회 이후 8개월 만에 장사 꽃가마를 탔다.
이승호는 최근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용호(28ㆍ제주도청)의 동생이다. 이용호는 지난해 설날대회 금강장사 8강전에서 안태민(26ㆍ장수군청)에게 져주는 조건으로 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 불구속 입건됐다. 형의 불미스러운 일로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오히려 이를 더 악물고 모래판에서 형 대신 속죄하는 심정으로 온 힘을 다했다.
결승전은 잡채기에서 갈렸다. 이승호는 1-1로 맞선 3번째 판에서 잡채기로 한발 앞서갔다. 이어진 4번째 판에서도 또 한번 잡채기로 이장일을 모래판 위에 눕히고 포효했다.
태백급(80㎏ 이하)에서는 최영원(동작구청)이 생애 첫 장사에 등극했다. 최영원은 태백장사결정전에서 안해용(의성군청)과 접전을 벌인 끝에 3-2로 이겼다. 증평공고 시절 최고 기대주로 꼽힌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실업팀(울산동구청)에 입단해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울산동구청에서는 2011년 설날장사대회 4강에 오른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2년 현재 소속팀인 동작구청으로 옮기고 나서는 2012년 추석장사대회 4강, 2013년 단오장사대회 8강에 올라 나아진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영원은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태백장사에 올라 우승을 향한 기나긴 갈증을 풀었다.
한편 대한씨름협회는 이날 안태민(26·구속) 등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 3명에게 2012년 군산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전에서 승부를 조작해 타낸 상금의 10배를 돌려달라는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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