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의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아시아그룹. 원래 1993년 말레이시아의 국영기업으로 출발했던 이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다 2001년 토니 페르난데스 현 회장에게 단돈 1링깃(한화 약 400원)에 인수됐다. 4,000만링깃의 빚도 함께 떠맡는 조건이었다.
당시 항공기 2기, 직원 250명에 불과한 ‘미니 항공사’였던 에어아시아는 그러나 ‘저비용 고품질’ 전략이 먹혀 2년 만에 부채를 털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에 제휴 항공사를 잇따라 설립, 이제는 항공기 147대와 직원 8,0000명을 보유한 매머드급 항공사가 됐다. 2007년에는 세계 최초의 저비용 장거리 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엑스’도 만들어 4시간 이상의 장거리 노선으로도 발을 넓혔다.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수송한 승객만 해도 1억9,000여명에 달한다.
에어아시아그룹의 ‘몸집 불리기’에 끝이 없어 보인다. 이번에는 필리핀 제스트항공을 삼켰다. 제스트항공은 지난 8월 안전규정 위반으로 필리핀 당국에서 운항중단 조치를 당해 국내 여행객들한테 큰 불편을 끼쳤던 바로 그 회사다.
에어아시아그룹은 제스트항공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이 회사의 이름을 ‘에어아시아 제스트’로 바꿨다고 3일 밝혔다. 이로써 그룹 계열사는 총 6곳으로 늘어났다. 지금 추세라면 사실상 아시아의 하늘 길을 에어아시아가 장악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에어아시아 제스트 조이 카네바 부사장은 “앞으로 한국시장에 보다 더 전념해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거침없는 확장만큼이나,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가격도 쏟아내고 있다. 에어아시아 제스트는 브랜드 변경을 기념, 2일부터 파격적인 특가 항공권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주요 휴양지를 오가는 국제선 항공료가 고작 5만~6만원에 불과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워낙 싼 가격이어서 이날 주요 인터넷 포털에선 에어아시아가 하루 종일 검색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5일까지 계속되는 이벤트는 일종의 ‘얼리버드 요금제’(수개월 후의 항공권을 미리 판매하는 것)로, 내년 6월부터 2015년1월까지 출발하는 항공편이 대상이다. 편도 기준으로 인천~세부, 인천~칼리보(보라카이) 항공권은 각각 최저 6만원에, 부산~칼리보는 최저 5만원에 판매한다. 모든 특가항공권은 공항이용료 등 제세공과금을 포함한 요금이며, 홈페이지(airasia.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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