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리아인권조사위원회가 시리아 내전에서 발생한 전쟁범죄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깊숙이 연루돼있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시리아인권조사위의 결과를 발표하며 "시리아 정부의 수장 및 최고위층 인사들이 시리아 내전 당시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책임이 있다는 방대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들 인사들에 대한 목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필레이 대표는 이날 반인륜적 범죄에 연루된 인사들의 이름과 증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BBC는 알아사드 대통령은 물론 시리아 군부 인사들이 전쟁범죄자 목록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필레이 대표가 이 같은 범죄 증거와 연루 인사들을 기밀에 부친 것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개입해 조사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라고 BBC는 분석했다. ICC의 개입 없이는 시리아 전쟁범죄 관련 인사들을 단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레이 대표가 시리아 전쟁범죄 문제를 ICC에 제소하기 위한 노력은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시리아는 ICC회원국이 아니라서 ICC 제소가 이뤄지려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사회 회원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리아 정부 측은 유엔 시리아인권조사위의 결과에 즉각 반발했다. 파이잘 알 미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필레이 대표는) 오랫동안 말이 되지 않는 얘기를 해왔다"며 "우리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AP에 말했다.
한편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벌어진 시리아 내전으로 민간인 4만4,381명과 반군 2만8,000명 등 총 12만5,835명이 사망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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