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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창수도 창정이도 모두 다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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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창수도 창정이도 모두 다 내 모습”

입력
2013.12.0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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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가수로 컴백한 싱글 (9월 24일 발매), 2년 6개월여 만에 빛을 본 영화 (감독 이덕희). 장르는 다르지만 임창정이 얘기하고팠던 (여자가 모르는)남자 이야기가 궤를 같이 한다. 의 원래 제목이 이었고, 는 상황만 다를 뿐 철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깊이 다뤘다는 점에서다. 가 개봉하던 28일 늦은 오후 만난 임창정이 말하는 남자 이야기를 그의 싱글 앨범 속 노래 제목에 따라 붙여보았다.

▲나란 놈이란

창수와 창정. 언뜻 닮은 게 없어 보이지만 실은 같은 모습이다.

란 이름에서 영화를 이끄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슬플 창(愴), 목숨 수(壽). 극중 창수는 징역살이를 대신 해주는 삼류 건달이다. 내일 없이 사는 남자가 미연이란 여자를 사랑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얘기다. “창수는 사회 생활을 한번도 안 해본 사내에요. 세상에 찌들지 않아 순수함을 가지고 있죠. 미연의 과거는 개의치 않고 모든 걸 바칠 각오로 사랑하죠. 사람마다 각자 틀이 다를 뿐이지 남자들은 이런 창수와 같은 감정을 느낄 거에요.” 임창정의 해석이다.

창성할 창(昌), 고무래 정(丁)을 쓰는 임창정은 영화의 출연 제안을 받고 어릴 적 살던 동네(이천) 형을 떠올렸다. 자기가 멋진 줄 알고 허세가 작렬하는 걸음과 옷을 입던 추억 속의 실제 인물을 창수에게 입혔다. 30여 년이 지났지만 생생히 기억하는 까닭은 유달리 사람을 깊이 관찰하는 습관 때문이다. “연기를 하면서 사람의 습성 등을 오래 관찰해요. 간혹 너무 뚫어져라 쳐다봐서 상대가 오해를 하기도 하죠. 창수를 떠올린 형도 초등학교 시절 봤던 모습을 담았어요. 코를 자주 훌쩍여 찔찔이로 불렀던 별명도 기억하는 걸요.”

창수의 내면을 완성하는 일도 임창정의 몫이었다. 의형제나 다름 없던 상태(정성화)의 배신으로 감옥에 가지만 원망보다 ‘면회를 왜 이제 왔냐’며 묻는 모습은 남자들이 꿈꾸는 모습이다. 여자들이 질색하는 남자만의 밉지 않은 허세와 허풍을 창수의 상황에서 그린 셈이다. “남자는요, 불쌍한 어린 아이 같은 존재에요. 창수가 칼을 맞고 병원 대신 납골당을 가는 것도 멋있게 보이려는 연기인 거죠. 언젠가 본 홍콩 누아르 영화의 주윤발을 흉내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괜찮을런지

임창정이 에 들인 공은 상당했다. 2년여 전 제의가 들어왔던 5개의 작품 중 는 데뷔 후 처음으로 해보는 누아르물이었다. 임창정은 투자자와 제작자를 찾아 ‘꼭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는가 하면 부족한 제작비를 위해 계약금 외에 출연료는 받지 않았다. 제작비가 부족해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제작자, 감독의 어려운 형편을 알고 ‘돈을 달라’고 먼저 재촉하지 않았다. “돈줄이 막혀서 출연료를 마련했는데 현장에서 먼저 쓰면 안되냐 묻더군요. 당장 생계를 걱정하는 감독을 위해 제가 제작할 영화의 시나리오 각색과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기기도 했죠. 어렵게 만든 가 뒤늦게 개봉했다고요? 아니요. 그동안 편집, 음악 등 후반작업이 길어져서 이제야 빛을 본거죠. 개봉일이 확정되고 저랑 제작자, 감독 셋이 부둥켜 안고 울었어요.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요?”

임창정에게 는 조금 못난 자식과도 같다. 풍족한 제작비, 좋은 배급사, 300만이 넘는 흥행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특별하게 보살펴야 하는 작품도 있다. 가 그렇다. 부족한 자식을 장가 보내는 날 부모의 눈물이 임창정의 심정인 셈이다. 임창정의 진심이 통했는지 개봉 첫 주 누적관객 25만6,245명(12월 1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를 보러 왔다.

▲문을 여시오

임창정은 로 아이돌 못잖은 한류스타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경쾌한 댄스와 중독성 있는 코믹함이 돋보이는 (Open the door)가 유튜브 조회수 300만건을 돌파했다. 중국판 유튜브 요오쿠 투도에서는 뮤직비디오가 ‘제2의 강남스타일’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으로 활동할 때와 달리 10대들로부터 박수도 받는다. “가수나 배우로 한 쪽에 치우치길 원치 않아요. 저는 대중이 원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에요. 필요에 의해 노래하고, 연기도 하고, 예능도 나갈 수 있는 엔터테이너로 불리고 싶어요.”

이현아기자

사진=김지곤기자

한국스포츠 이현아기자 lalala@hksp.kr

한국스포츠 사진=김지곤기자 phot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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