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36ㆍ전 두산)의 행선지는 옆집 LG로 결정됐다.
LG는 “김선우와 긍정적으로 협상하고 있는 단계”라고 1일 밝혔다. 입단 합의다. 한때 한화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김선우는 라이벌이지만 고향인 서울을 택한 것이다.
김선우 영입으로 LG는 내년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최근 2년간은 어깨와 무릎 부상 등으로 고전했지만 경험 많은 선수인 만큼 1군 마운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베테랑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기태 감독이 적극적으로 김선우 영입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이면 38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부상 후유증을 떨치고 몸 관리만 잘 하면 향후 2, 3년간 활용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거치는 동안 변수는 있지만 김선우는 LG에서도 선발 투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에서 2008년 두산에 복귀해 고졸 우선 지명 팀인 두산에 입단한 김선우는 2009년부터 3년 연속으로 10승 이상을 올리며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2011년에는 개인 최다인 16승(7패)에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며 니퍼트와 함께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올해는 17경기에만 나서 5승6패, 평균자책점 5.52에 그쳤다. 두산은 시즌 종료 후 김선우에게 은퇴를 권유했지만 선수 생활을 연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김선우는 방출을 자청하고 새 둥지를 모색했다. 한화를 비롯한 몇몇 팀에서 큰 관심을 드러냈지만 김선우는 선ㆍ후배와 동료들이 많은 LG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김선우는 과거에 LG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었다. 휘문고 졸업반이던 1995년 당시 최대어로 꼽혔던 그는 서울 팀 LG와 OB의 고졸 우선 지명 추첨 끝에 OB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시 김선우와 박명환(충암고)이 두산 유니폼을, LG는 경헌호(선린상고)와 최승환(배재고)을 각각 지명했다. 김선우는 이후 고려대에 진학한 뒤 미국에 진출했다.
김선우 영입으로 LG는 봉중근, 류제국과 함께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만 3명을 보유하게 됐다. 2차 드래프트에서 뽑은 임재철과 함께 두산 출신 선수 2명을 데려 간 것도 흥미롭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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