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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통령, 미국안보협정 버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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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통령, 미국안보협정 버티는 이유는?

입력
2013.11.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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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자국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무인기 공격을 거론하며 미국과의 안보협정에 서명을 거부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카르자이 대통령은 28일 "미군 무인기 공격으로 두 살배기 아기가 숨졌다"면서 "유사한 공격이 계속되면 안보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그가 언급한 사건은 미국 무인기가 최근 남부 헬만드주의 민가를 폭격한 것으로 이로 인해 두 살 아기가 숨지고 여성 두 명이 다쳤다. 미군 위주의 나토군은 "반군 차량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라고 해명했다. 아프간에서는 나토군이 반군 등을 상대로 무인기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서명을 미루는 것이 무인기 공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요구를 더 많이 관철시키기 위한 압박이라는 관측도 많다. 카르자이는 내년 말 이후에도 아프간에 미군 잔류를 허용하는 내용의 안보협정을 체결할 경우 내년 4월로 예정된 대선에 미국의 입김이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대선 불개입을 보증하지 않는다면 서명을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는 것이다. 카르자이는 이밖에 ▦미국이 아프간 탈레반 반군과 정부의 평화협상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아프간 죄수 17명 전원 석방 등을 안보협정 서명의 대가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가 다음달 인도를 방문하는 것도 대미 압박용으로 풀이된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카르자이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나 나토군 철수 이후의 안보공백을 메우기 위한 군사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아프간 정부와 안보협정을 조율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안보협정을 통해 아프간이 연 40억달러 상당의 혜택을 얻을 것으로 보여 카르자이가 서명을 계속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아프간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부족장 회의와 시민운동가 등은 카르자이에게 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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