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소위원회는 최근 여당측 위원들 주도로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에 대해 중징계인 법정 제재를 내려야 한다고 심의했다. 지난 5일 방송된 법무부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관련 보도가 공정성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시청자들이나 언론단체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언론단체 관계자는 "JTBC의 뉴스가 손 앵커 체제로 바뀌면서 공영방송들보다 뉴스 콘텐츠의 질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JTBC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온라인 생중계를 시작한 '뉴스 9'는 한 달 만에 무려 163만명이 시청했다. 온라인 생중계 첫날 팟캐스트 다시듣기 서비스도 1위를 기록했고, 시청률도 2%(닐슨 코리아 제공)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팀장은 "JTBC는 중앙일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나머지 3사도 50, 60대의 고정된 시청층을 벗어나 전략적으로 판단해 특정한 장르를 찾는다든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체성 찾기는 고사하고 종편들은 부실한 재정 형편을 벗어나기에도 안간힘이다. 종편 사업자들의 영업 손실은 2011년 총 822억원, 지난해는 3,098억원. iTV 경인방송이 2004년 말 873억원 누적 적자로 자본 잠식에 빠지면서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했을 때 잣대라면 모두 퇴출이 정상이다.
재정 부실은 종편끼리의 눈에 보이지 않던 담합마저 허물고 있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서 종편에 8VSB(셋톱박스 없는 기존 지상파 디지털TV의 전송 방식)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자 종편 사업자들은 "시청자의 시청권 증진"이라고 반겼다. 반면 지상파 중간광고와 MMS(다채널서비스) 도입에 대해서는 "지상파 3사는 광고 규제 완화의 근거로 광고 매출 급감을 꼽지만 광고 판매액은 꾸준히 증가했다"(중앙일보) "지상파가 중간 광고를 통해 시장을 더 가져가면 중소업체들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조선일보)고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의 입에서 이달 초 "종편 한두 개는 정리되어야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 뒤로는 자사 추켜 세우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밤 11시 시간대 시청률에서 16개월 연속 종편 1위(MBN)를 강조하고, 한국광고주협회가 실시한 신뢰도와 영향력 순위에서 종편 1위(TV조선), 첫 종편 평가에서 1위(JTBC)라고 자화자찬 하고 있다.
김 팀장은 "종편 사업자 스스로 연간 광고 매출액 500억원 시장에서 1개쯤은 정리되어야 숨통이 트인다고 보는 듯하다"며 재심사를 앞둔 분위기를 전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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