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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1월 30일] 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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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1월 30일] 또래

입력
2013.11.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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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호트 효과'(cohort effect)라는 말이 있다. 연령을 기준으로 해서 또래들이 느끼는 연대감으로 구성된 집단에 의해 어떤 트렌드가 형성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 모 케이블 방송의 드라마가 인기인 모양이다. 나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1994년에 대학생활을 막 시작한 세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다. 그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 그리고 드라마, 생활용품 등이 사실적으로 재현되어 절로 아련한 추억에 빠져들게 하는 게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인 것 같다. 동년배나 또래들은 왜 연대감이 강할까. 생물학적으로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문화적 요인에서 이유를 찾는 게 훨씬 설득력 있는 대답이 될 것 같다. 그것은 일종의 동기감응 같은 게 아닐까. "우리 때는 이랬다"라고 내가 말했을 때 그 말에 공감할 수 있는 또래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고독을 기피하고 나와 닮은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고자 하는 지극히 원천적인 욕망인 듯하다. 그래서 세대론이라는 것도 늘 등장하는 것 아닐까. 내가 나이를 먹는다고 느끼는 것도, 다름 아닌 내 또래들이 야구팀이나 축구팀에서 더 이상 선수가 아닌 코치나 감독이 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다. 나는 내 또래들을 응원한다. 한 해에 90만 명 가깝게 태어나 참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 또래 화이팅!

소설가 김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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