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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체ㆍ복통으로 무너진 부산의 ‘맏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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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체ㆍ복통으로 무너진 부산의 ‘맏형’

입력
2013.11.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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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여의도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김재훈(25ㆍ한국전력)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드러누워 일어날줄 몰랐다. 그는 제59회 경부역전마라톤 엿새째 마지막 구간인 9소구간(시흥~여의도ㆍ10.2㎞)에서 막판까지 선두를 달렸으나 때아닌 복통으로 5위에 그쳤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이 엄습했다. 그는 당초 여유 있는 1위를 예상했다. 김용범(54) 부산 감독도 “11년만의 대회 출전인 만큼 서울 골인지점에선 부산 주자가 1위로 통과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재훈은 ‘너무 억울해’ 큰 소리를 내며 울음보를 터뜨렸다.

부산팀은 이번 대회 출전한 16명의 주자 중 10명이 중고등학생이었다. 김재훈은 이들의 ‘맏형’이었다.

대회 첫날 그는 부산시청~주례(9.4㎞)구간을 1위로 통과해 안방을 사수했다. 구간 신기록이었다. 김재훈은 나흘째 레이스, 김천~직지사(9.1㎞)구간에서도 신기록 경신에 합류했다. 그만큼 감이 좋았다. 하지만 전날 먹은 음식이 급체해 결국 탈이 났다. 아침까지 몸상태가 이상 없었지만 레이스 중반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아직 그의 이름은 한국 마라톤에서 낯설다. 지난 10월 춘천마라톤에서 국내 2위를 차지한 정도가 유명세라면 유명세다. 육상연맹 전무이사 겸 부회장인 최경열(55) 한국전력 감독은 “(김)재훈이가 양쪽 정강이뼈 부상으로 3,4년을 허비했다. 뛸만하니까 군입대가 코앞이다. 하지만 근성이 좋아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김재훈은 “내년 4월 대구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2분대가 목표다. 부산의 김재훈이 아닌, 대한민국의 김재훈이란 이름 석자를 남기고 싶다”고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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