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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군인… 영원한 지휘관… 채명신 장군, 병사들 곁에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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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군인… 영원한 지휘관… 채명신 장군, 병사들 곁에 영면

입력
2013.11.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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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장병이 묻혀 있는 병사 묘역에 묻어 달라."

28일 오후 3시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제2병사묘역에서는 지난 25일 별세한 채명신 주월한국군 사령관(예비역 중장)의 안장식이 거행됐다. 고인은 장군 묘역(26.4㎡)보다 작은 병사 묘역 크기(3.3㎡)의 공간에 안장됐다. 그 곳 제2묘역에 잠든 사병 1,033명 중 971명이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병사다. 평소 파월 병사들이 묻힌 곳에 함께 묻히게 해달라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장군묘역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으로 가지 않고 이곳에 묻힌 것이다. 예비역 장군이 병사 묘역에 안장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서울현충원에서 '육군장'으로 진행된 영결식은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에 대한 묵념, 조사 및 추념사, 헌화, 운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권 총장은 조사(弔詞)에서 "불멸의 군인, 영원한 지휘관, 채명신 장군님 깊이 흠모합니다.(…) 장군은 위국헌신의 일념으로 국가와 군을 위해 일평생을 바친 시대의 거인"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박희모 6ㆍ25 참전유공자회 회장은 추념사를 통해 "장군께서는 병상에서도 사랑하는 부하들 곁에 묻히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이 말씀이야말로 장병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되물었다.

당초 장군이 병사 묘역에 들길 희망한 전례가 없어 난처해하던 국방부는 부인 문정인 여사가 남편의 유언을 받아들여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청와대에까지 보내자 고인의 병사 묘역 안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군인 묘역을 '장군 묘역' '장교 묘역' '병사 묘역'으로 구분한다.

'병사와 함께 안장된 첫 번째 장군'으로 기록된 고인은 1949년 육군사관학교 5기를 졸업하고 이듬해 6ㆍ25 전쟁에서 소위로 참전했다. 육군 5사단장,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을 거쳐 1965년 8월부터 1969년 4월까지 초대 주월한국군 사령관과 맹호부대장을 맡았다. 빼어난 지휘력으로 미군으로부터 '최고의 지휘관'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2군사령관까지 지낸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 선포에 반대, 1972년 전역했다. 이후 스웨덴, 그리스, 브라질 대사를 역임했고, 대한해외참전전우회 명예회장, 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회장,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명예회장 등을 지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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