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28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데 대해 이해득실을 따지며 3인 3색의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야권분열 우려 속에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안철수 신당'의 파급력을 평가절하하면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당표가 갈려 여권에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을 경계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안 의원의 세력화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면서도 "자칫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될 것"이라고 한 대목은 민주당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당 지도부는 고위정책회의와 의원총회 공개발언에서 안 의원의 창당 공식화에 대해 말을 아끼며 애써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비공개회의 때는 다양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가 '떼어내기'식의 창당이어서는 곤란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계안 전 의원이 최근 탈당계를 제출하고 안 의원 측에 합류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추가 탈당을 경계하는 기류도 강했다고 한다. 한 중진 의원은 "향후 로드맵을 모호하게 밝힌 것을 보면 정치지망생들을 빨아들일 신당의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치권 내부와 달리 국민적인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일각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항상 쭉정이는 날아간다. 민주당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꼼수정치 등 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맹공을 퍼부어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직접 링 위에 올라서고서도 관전자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뜸들이며 눈치 보는 간보기정치, 평론가정치, 훈수정치는 그만하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현주 대변인은 "안개 속을 걷는 듯한 화법이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 눈치보기식 곁불정치를 한다면 이는 '신(新)정치'가 아니라 '쉰 정치'"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예민한 반응에 대해 양당제 근간을 흔드는 데 따른 우려가 반영됐다는 시각에서부터 야권 분열 기대감이라는 본심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라는 말도 나왔다.
반면 안 의원을 포함한 '신 야권연대'에 적극적인 정의당 분위기는 "선의의 경쟁이 서로를 분발시키는 덧셈의 정치가 되길 기대한다"(천호선 대표) "낡은 정치 청산의 길목에서 경쟁적 협력관계를 이뤄나갈 것"(심상정 원내대표) 등 환영 분위기가 강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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