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현충원 장군 묘역에 안장할 예정이었던 고(故) 채명신 초대 주월남 한국군 사령관(예비역 중장)을 서울 현충원 병사묘역에 안장하기로 27일 결정했다. 예비역 장군이 신분을 낮춰 일반 병사 묘역에 안장되는 경우는 현충원 설립 사상 처음이다.
현행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군인과 군무원의 묘역을 '장군 묘역' '장교 묘역' '병사 묘역'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파월 장병이 묻혀 있는 묘역에 묻어달라"는 고인의 유언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고인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고인이 평소 '장군 묘역에 안 간다. 베트남전 전우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국방부가 난색을 표하자 부인 문정인씨가 청와대에 남편의 유언을 받아들여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고 한다.
결국 청와대와 국방부는 대책회의 끝에 "베트남전 참전 전사와 함께 하겠다는 고인의 숭고한 뜻을 높이 샀다"며 고인을 3.3㎡ 크기의 병사묘역에 안장키로 결정했다.
김형기 서울현충원장은 "고인의 묘지와 비석 크기는 일반병사와 같다"며 "파월참전자회장을 맡아왔던 고인이 추모행사를 해왔던 2번 병사 묘역에 안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ficc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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