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의 삭발도 선수들의 투혼을 일깨울 수는 없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첼시가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첼시는 27일(한국시간) 스위스 상트야콥파크에서 열린 바젤(스위스)과의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에서 0-1로 졌다. 3승2패(승점9)를 기록한 첼시는 그러나 남은 슈테아우어(루마니아ㆍ승점 3)와의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E조에서는 2위에 자리한 바젤(승점 8)과 3위 샬케 04(독일ㆍ승점 7)의 승자가 남은 16강 티켓을 얻게 된다.
무리뉴 감독은 바젤전을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났다. 최근 들어 부진한 첼시 선수들의 독려를 바라는 무언의 시위였다. 선수들이 삭발을 하는 경우는 많아도 감독이 직접 머리를 자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특히 무리뉴 감독은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의 바리캉을 빌려서 직접 머리 손질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무리뉴 감독은 "토레스에게 기계를 빌려 머리를 잘랐다"면서 "용감함이 필요한 시기라 자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정작 경기에 나선 첼시 선수들은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사무엘 에투와 존 테리, 프랭크 람파드, 게리 케이힐 등 주축 선수들이 출전하고도 90분 동안 유효 슈팅은 1개에 불과했다. 오히려 바젤에 16개의 슈팅을 내줬고 경기 종료 3분전 모하메드 살라에게 오른발 슈팅을 허용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형편 없는 경기를 했다. 질 만한 경기였다"고 얼굴을 붉혔다.
H조에서는 '거함'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아약스(네덜란드)에 덜미를 잡혔다. 리오넬 메시가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바르셀로나는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에도 H조 1위(승점10ㆍ3승1무1패) 자리를 고수했다. 같은 조의 AC 밀란(이탈리아)은 셀틱(스코틀랜드)을 3-0으로 꺾고 기사회생했다. 승점 8(2승2무1패)을 쌓은 밀란은 아약스(승점 7)와의 남은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F조에서는 아스널(잉글랜드)이 마르세유(프랑스)를 2-0으로 제압하고 조 선두(승점 12)를 유지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도르트문트(독일ㆍ승점 9ㆍ골득실 +4)는 홈에서 나폴리(이탈리아ㆍ승점 9ㆍ골득실 -1)를 3-1로 꺾고 조 2위로 올라섰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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