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의 시집을 낸 환경미화원이 7년간 길거리를 청소하며 주운 동전 15㎏을 모아 복지단체에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7년째 경남 김해시의 청소대행업체에서 생활쓰레기 수거와 시내 길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금동건(53)씨는 2006년 2월부터 내외동 등 자신이 맡은 시내 거리를 청소하면서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줍기 시작했다. 액수가 적다는 이유로 남들이 외면해 그냥 뒹굴고 있는 동전이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대수롭지 않게 그날 주운 동전을 승용차 의자 밑 비닐봉지에 저금통 삼아 모은 것이 금액이 커졌고, 금씨는 최근 세차를 하다 무심코 비닐봉지에 담긴 동전을 만져 본 뒤 제법 많다는 느낌이 들어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금씨는 "제법 무게가 나가는 동전꾸러미를 두고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며 "내가 일해서 번 돈이 아니니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씨가 7년여 동안 모은 돈은 모두 19만9,680원으로 동전의 무게만 15㎏에 달했다. 동전은 100원짜리가 가장 많았고 1원ㆍ10원짜리와 옛 버스 토큰까지 다양했다. 그가 모은 '사랑의 동전'은 지역 언론사인 김해뉴스를 거쳐 생명나눔재단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됐다.
경북 안동 출신인 금씨는 고교 졸업과 함께 김해에 정착해 농사와 외판원 등을 하다 1997년부터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면서 시심(詩心을 키워 2006년 월간'시사문단'을 통해 등단했다. 등 2권의 시집까지 낸 '시인 환경미화원'이다.
김해=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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