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수학과 영어B형이 까다로웠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위권 학생들은 12월 19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에서 소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이 필수로 지정한 한국사는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게 돼 합격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정시모집 인원이 전년도보다 6% 감소했고, 과목별 2등급 최고점수와 최저점수 차이가 전년보다 줄어 중상위권 학생들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수학 변별력 커 상위권 소신 지원 유리
2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상위권 변별력이 큰 과목은 수학과 영어B형이었다. 수학 1등급 표준점수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A형 7점, B형 6점이었고, 영어B형도 7점 차를 기록했다. 반면 다른 과목은 1등급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가 4점에 그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학, 영어B형의 변별력이 커진 만큼 성적이 높은 상위권 수험생들은 소신지원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는 표준점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의외로 탐구영역 점수가 정시 합격에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서울대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한국사가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평가원이 공개한 한국사, 경제(이상 64점) 세계사(66점)의 1등급 커트는 표준점수 최고점이었다.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된다는 뜻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이 과목을 택한 수험생들은 주로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이라며 "만점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입시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중위권 영어B형 가산점 등 따져봐야
올해 수능 2등급 표준점수 최고점수와 최저점수 차이는 지난해보다 수학은 2~3점, 영어는 3점 줄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중상위권 학생들이 그만큼 몰려있다는 뜻"이라며 "정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은 정시모집 정원의 50~70% 정도를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한다"며 "이들 대학이 몰려있는 가ㆍ나군 중 한 곳은 안정지원하고 다른 군의 대학에는 소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중상위권의 경우 표준점수, 백분위 성적 등을 산출하는 전형방식이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지난해까지 수리 가ㆍ나형을 모두 반영하던 대학들이 올해부터 수리 가형에 해당하는 수학B형만 필수로 지정한 것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장은 "쉬운 수학A형 대신 어려운 수학B형을 치른 학생은 이 과목을 지정한 대학 중심으로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치른 수준별 영어 수능으로 응시생이 갈리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이 몰린 영어B형도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웠다. 따라서 영어B형을 본 수험생은 지원 대학이 가산점을 얼마나 주는지 따져봐야 한다. 임 대표는 "영어 AㆍB형을 동시 반영하는 대학 중 B형에 가산점을 주는 비율은 대부분 20% 수준"이라며 "영어B형 4등급은 돼야 영어A형 1등급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합격선 543점
이날 발표된 표준점수 기준으로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과 진학사가 추산(국어ㆍ수학ㆍ영어ㆍ탐구 2과목 합산)한 주요 대학 예상합격점수는 의과대학의 경우 서울대 543점, 고려대 538~539점, 연세대 540~541점선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경영대학은 540점, 고려대 536~537점, 연세대는 537~538점으로 예상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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