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생과 1대1로 점심을 함께 먹으며 고민을 상담해주는 학교가 있다.
충북 증평군 도안초등학교(교장 채희봉)는 지난해 2학기부터 '밥짝꿍 데이트'라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교사와 학생이 짝을 이뤄 점심 데이트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교사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따돌림을 당하는 일은 없는지, 가정 문제는 없는지 등을 상세히 파악한다. 또한 진로ㆍ진학 상담을 해주고 올바른 수저 사용법도 부수적으로 가르친다.
심명옥(47)보건담당 교사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담임 등 모두 7명의 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상담 내용은 심교사가 기록으로 남겨 학생 생활지도에 활용한다.
'밥짝꿍 데이트'는 이 학교가 전교생이 56명인 농촌 소규모 학교인 덕에 가능했다.
지금까지 학생 1명당 평균 3회 이상 점심 데이트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과 식사를 함께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말문을 열지 않았던 아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속마음을 터놓고 있다.
특히 집단 따돌림 같은 학교폭력 징후를 미리 파악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밥짝꿍 상담 일지를 관리하고 있는 심교사는 "지속적인 1대1 데이트를 통해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아이들의 고민을 풀어줄 수 있었다"며 "저학년들한테서는 편식을 교정하거나 식사속도를 조절하는 식습관 교육 효과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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