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 사기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폭력조직 '양은이파'의 두목 출신 조양은(63)씨가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조씨는 현지에서도 수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씨가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에 있는 한 카지노에서 필리핀 수사당국에 체포됐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010년 8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유흥주점 2곳을 운영하면서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대출받은 사람이 조양은이라는 진술과 일정한 수입이 없던 조씨가 부인과 내연녀 등에게 7억원 상당을 송금한 자료 등 정황 증거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조씨는 필리핀에서도 재외국민을 폭행, 협박해 수억원을 빼앗는 등 범행을 저지르다 우리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현지 수사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28일 조씨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대로 도피 중 재외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범행에 대해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조씨는 1970년대 국내 3대 폭력조직인 '양은이파'를 이끈 거물 조직폭력배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1995년 만기 출소했다. 이후 금품 갈취,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수 차례 기소됐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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