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자들은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를 가공되지 않은 보석으로 종종 여긴다. 무대에서 재능을 발휘했지만 스크린에서도 과연 통할 수 있을지 미심쩍어한다. TV 드라마로 성공적인 연기 데뷔식을 치른 아이돌 배우라도 영화에선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충무로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영화 제작자들이 마음에 두고 있는 아이돌 배우도 적지 않다. 충무로의 유명 영화 제작자 5인(심재명 명필름 대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엄용훈 삼거리픽쳐스 대표,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 주필호 주피터필름 대표)에게 물었다. 가장 캐스팅하고 싶은 아이돌 배우 2명은 누구냐고.
수지(미쓰에이)에게 러브콜이 쏠렸다. 다섯 명 모두가 그를 꼽았다. 지난해 '건축학개론'(411만 1,237명)으로 첫사랑의 아이콘이 된 수지는 TV 드라마 '구가의 서' 등을 거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게 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데다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순수한 얼굴이 강점"(이유진 대표) "청순하고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지녔다"(원동연 대표) "배우로서 인지도와 선호도를 모두 갖췄다"(엄용훈 대표)는 평가를 받았다.
수지에 이어 유천(JYJ)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두 제작자가 그를 허다한 아이돌 배우 중 캐스팅 1순위에 올려놓았다. 유천은 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옥탑방 왕세자' 등에 출연하며 여의도에서 가치를 인정 받았으나 영화 출연은 전무하다. 이유진 대표는 "드라마에서 보여준 흡입력에서 잠재력이 보인다. 여러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얼굴을 지녔다"고 호평했다. "이미 아이돌 출신 배우를 넘어섰다. 전업 배우의 기운이 느껴진다"(심재명 대표)는 평가도 따랐다.
탑(빅뱅)과 효린(씨스타), 옥택연(2PM)도 캐스팅하고 싶은 아이돌 배우로 언급됐다. 탑은 "아이돌 출신에 대한 우려를 관객들이 이미 지운 경우"(엄용훈 대표), 효린은 "몸의 섹시함, 눈빛, 표정 등이 배우로서 가능성을 지녔다"(원동연 대표) 등의 평가를 받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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