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의 여왕 알리샤 키스가 22~23일 이틀 동안 마카오에서 공연을 펼치고 떠났다. 키스는 아시아 투어에 이웃 도시 홍콩을 제치고 마카오를 택했다. 더구나 공연 첫 날은 홍콩에서 EXO, 빅뱅, 스티비 원더 등이 출연한 CJ E&M 주최의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가 열렸다. 키스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공연을 유료관객으로 매진시켰다.
키스의 공연에 앞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마카오를 찾았다. 베컴은 키스의 공연장 바로 위층에서 현지 축구 꿈나무들의 지원을 약속하는 이벤트를 가졌다. 베네시안 리조트는 키스의 공연이 끝나자마자 24일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의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전을 개최했다.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키스와 파퀴아오를 보기 위해 이 리조트를 찾은 인구는 어림잡아 1만명 규모였다.
흔히들 마카오는 미국 라이베이거스를 빗대 동양의‘신 시티’(Sin City)라고 부른다. 서울 여의도의 3배 크기에 불과한 마카오 카지노에는 네온사인이 꺼지지 않는다. 그러나 오명을 벗고 문화ㆍ엔터테인먼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스타부터 세계 각국의 알찬 공연 문화가 마카오에서 환하게 꽃피우고 있다.
“한국 아이돌 그룹, 콘서트 등의 컨텐츠가 한류의 강점이라면 마카오는 이들의 무대를 소화할 수 있는 공연 및 전시산업에 남다른 경쟁력이 있다.”베네시안리조트의 홍보담당 소피아 목(Sophia Mok)씨는 인구 55만의 작은 도시가 도쿄,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핵심으로 ‘다양한 규모의 공연장’을 지목했다.
키스의 공연장인 베네시안 시어터는 1,500여 객석을 구비해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백조의 호수 아이스쇼, 태양의 서커스 ZAIA 등 상설공연이 열린 적이 있다. 또 다른 공연장인 코타이 아레나는 1만여 석 규모로 파퀴아오 타이틀전을 비롯해 저스틴 비버, 리한나, 비욘세, 레이디 가가, 슈퍼주니어, 레인, MAMA 2010 등이 거쳐갔다. 오는 30일에는 슈퍼주니어가 이곳에서 월드투어 ‘슈퍼쇼5’를 개최한다.
수많은 스타들은 잘 갖춰진 시설 때문에 마카오를 선호한다. 마카오 정부는 도박인구를 유입하기보다 국제 회의 등을 위한 컨벤션 시설 건립, 도로 확충 등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 투자에 집중했다. 새로 생기는 호텔에는 카지노뿐 아니라 국제회의나 전시회 참석을 위한 비즈니스 인구,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시설도 갖췄다.
한국에서 열리는 가수들의 공연은 대개 전문 공연장이 아닌 체육시설에서 열린다. 반면 마카오는 전문 공연장이 도시 규모에 비해 다양하다. 특히 이 시설들은 각종 리조트들과 연계해 숙박, 쇼핑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목 씨는 “단순히 해외 진출만으로 한류가 확대되는 게 아니다. 한류의 고향인 한국에도 컨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시설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카오=이현아기자
한국스포츠 마카오=이현아기자 lalala@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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