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건축의 걸작인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공간 사옥이 아라리오 갤러리에 팔려 현대미술관으로 거듭나게 됐다. 공간종합건축사무소는 25일 "사옥을 150억원에 아라리오 갤러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구사옥과 나중에 다른 건축가의 설계로 지은 건물 2채로 이뤄진 공간 사옥은 지난해 공간그룹의 부도로 21일 공개 매각에 나왔다가 유찰됐다. 앞서 김수근문화재단 등은 "사옥이 민간에 넘어가면 증•개축 또는 철거의 우려가 있다"며 시민 모금에 나서기도 했다.
아라리오가 사옥을 매입함에 따라 훼손 위험은 일단락됐다. 공간사무소 측은 '김수근 작업실'을 보존하는 등 사옥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매각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리오 측은 이곳을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특화해 내년 9월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미술품 수집가 김창일 회장이 운영하는 화랑으로 천안과 서울에 화랑을 열고 있으며, 중국 베이징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0년 뉴욕 미술지 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컬렉터 200인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공간 사옥에는 1980년대부터 김 회장이 수집한 컬렉션에서 선별한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공간 사옥을 등록문화재로 보존해달라는 문화계의 요청에 따라 다음달 10일 문화재위원 회의에서 등록문화재 지정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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