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의대 입시에 지각변동이 점쳐지고 있다. 기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의대로 전환하고, 서울대와 이화여대가 2015학년도부터 의대에도 문과 학생의 지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장의 의대 경쟁률뿐만 아니라 향후 고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 진학사와 하늘교육의 도움말로 이에 따른 2014ㆍ2015학년도 의대 입시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봤다.
올해 정시 지원자 늘어날 듯
우선 2014학년도 의대 정시모집은 상위권 대학에서부터 변화가 크다. 서울대는 지난해보다 15명 늘어난 35명을 선발하며, 수능 반영비율을 30%에서 60%로 높이는 대신 학생부 반영 비율은 40%에서 10%로 낮췄다. 또 학생부 평가시 교과영역을 제외해 수능 성적의 비중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불리한 내신 때문에 지원을 주저했던 수험생들까지 몰려 지원율이 작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는 수시모집을 늘려 정시에서는 8명이 줄어든 10명을 선발하고, 고려대는 5명밖에 뽑지 않는다. 가 군에서만 모집하던 한양대는 올해 가ㆍ나 군에서 분할 모집한다. 이에 따라 인기 있는 의대의 수능 합격컷이 작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15학년도부터 의대 모집이 올해보다 1,000명 가량 늘어나는데다 AㆍB형으로 치렀던 수능 영어 영역이 다시 통합되면 이과 학생들의 성적 유지가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올해 정시에서는 '묻지마'식의 과감한 의대 지원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수시모집의 경우 24개 대학의 의대에서 692명을 뽑는데 2만6,718명이 지원, 38.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수시 1차보다 모집인원은 16명밖에 늘지 않았는데 지원자는 1,223명이나 늘었다.
내년에는 의대 합격선 낮아질 듯
현재 고2들이 수능을 치르는 2015학년도에는 의대 모집인원이 1,542명에서 2,523명으로 늘어나면서 지원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의전원과 의대를 함께 운영하던 서울대, 전남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영남대, 충북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가 의전원을 폐지하면서 학부에서만 2014학년도보다 264명 늘어난 926명을 뽑는다. 경희대(77명), 이화여대(53명), 가천대(28명), 부산대(88명), 경북대(77명), 조선대(88명), 충남대(77명), 전북대(77명), 경상대(53명) 등은 처음으로 의대 모집을 시작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국ㆍ영ㆍ수ㆍ과탐까지 4과목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선(393~397점)을 충족하는 학생은 최상위권에서도 몇 십 명 단위에 불과하다"며 "이번에 확대되는 의대 모집인원이 상당하기 때문에 의대 합격선은 올해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원대, 건국대, 제주대, CHA의과대, 동국대는 의전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의대 선발을 하지 않는다.
외고 수요 늘어나나
정시 비중이 높아지고, 서울대와 이화여대가 문ㆍ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하면서 외고나 국제고 등의 경쟁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임성호 대표는 "상위권 외고에서는 재수생을 포함, 늘 20~30명씩 의대에 진학했던 것을 봐서 문과 최상위권에서 수요가 있다고 봐야한다"며 "실제로 자사고로 가려고 했던 최우수 이과성향 학생들 중 일부는 문과로 돌아오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자사고는 일부 미달이 되는 등 보증할 수 없고, 과학고는 너무 적게 뽑아 들어가기 어려운 만큼 외고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문과 최상위권 중에서도 서울대 의대를 노려볼만한 대상이 많지 않기 때문에 외고의 경우 자기주도전형 전환 이후 올해 첫 배출한 졸업생의 대입 성적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 연구원은 "최상위권이 아닌 이상 이과반이 없는 상황에서 의대를 가기 위해 단지 수능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외고에 진학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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