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성수제 판사는 25일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배우 이승연(46), 박시연(35ㆍ본명 박미선), 장미인애(30)씨에게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이씨에게 405만원, 박씨에게 370만원, 장씨에게 550만원의 추징금을 별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프로포폴의 향정신성 의약품 지정(2011년 2월 1일) 이전부터 프로포폴을 빈번하게 투약해 이미 의존성이 있었고, 지정 이후에도 의존성이 발생할 우려가 높을 정도로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씨 등이 불합리한 이유로 (범행을 시인했던) 검찰 진술을 뒤집고 부인하는 태도를 볼 때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도 “연예인으로서 이미지 손상으로 인한 무형적 손실이 크고 이씨와 박씨는 어린 자식이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단독 재판에서는 이례적으로 1시간40여분 간 진행한 이날 선고공판에서 “연예인이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쁘지는 않으나 피고인들은 과유불급으로 소탐대실을 초래했다”며 “운동 등 다른 방법은 없는지, 인공적 성형시술에 지나치게 의존한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프로포폴에 대해 의존성이 이미 있는 환자에게 의료 외 목적의 투약은 물론, 의료 목적이라도 추가 투약이 의존성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정도의 남용을 금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주로 보톡스 등 미용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이씨는 2006년 7월부터 월 평균 4.5회씩 총 328회, 박씨는 2008년 3월부터 월 8.2회씩 총 446회, 장씨는 2006년 8월부터 월 5.6회씩 총 410회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적인 보톡스 시술에는 프로포폴이 거의 사용되지 않거나 4~5㎖ 정도면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씨 등은 한번에 25~30㎖ 상당을 투약했다.
앞서 검찰은 장씨에게 징역 10월, 이씨와 박씨에게 각각 징역 8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씨 등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의사 모모(46), 안모(47)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910만원, 1,196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