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을 벗느냐, 새 둥지를 찾아 선수 생활을 연장하느냐.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9개 구단은 25일 보류선수 명단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했다. 보류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구단이 재계약 의사가 있다는 뜻인 반면 제외되면 내년 시즌 팀 구상에 해당 선수는 없다는 의미다. 즉 방출 통보인 셈이다.
매년 보류선수 명단과 관련해 촉각이 곤두서는 선수는 은퇴가 가까워진 베테랑들이다. 이들을 보류선수 명단에 넣을 것인지 구단들이 고심을 한다. 여전히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팀 전력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도 있고, 반대로 ‘계륵’으로 평가 받는 선수도 있다.
지난해 호타준족의 상징인 박재홍(전 SK)은 소속 팀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자 고심 끝에 은퇴를 선택했다. 300홈런-300도루 달성에 도루 33개만을 남겨놓아 선수 생활 연장을 희망했지만 원하는 팀이 없어 결국 17년간 입었던 유니폼을 벗었다.
올해도 이미 베테랑 외야수 강동우(39)가 한화로부터 보류선수 제외를 통보 받았다. SK 불펜 투수 최영필도 올 시즌 부진으로 입지가 불안하다.
만약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해도 선수 생활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방출 이후 재기에 성공한 사례도 많다. NC 손민한(38)은 2009년 롯데를 떠난 뒤 올 시즌 복귀해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5승6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LG 왼손 불펜 요원 이상열(36)은 2009년 넥센에서 방출 아픔을 딛고 이듬해 LG에 입단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박명환(36)은 공개테스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고 내년 시즌 재기를 노린다.
한편 보류선수 명단에는 외국인 선수들도 포함된다. 재계약 할지, 방출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한화는 바티스타, 이브랜드와 재계약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제 몫을 한 SK(세든ㆍ레이예스), 넥센(나이트ㆍ밴 헤켄), 롯데(유먼ㆍ옥스프링)은 내년에도 함께 할 방침이다. NC 역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찰리 그리고 에릭과 재계약 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삼성은 밴덴헐크, 두산은 니퍼트에게 재계약 의사를 나타냈다. LG는 리즈와 함께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본에서 추파를 던지고 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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