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면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면세점들만 나홀로 성장을 하고 있다. 크게 늘어난 중국 관광객 덕분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지난 해보다 14.4% 증가한 60억달러로 예상된다. 면세점이 두 자릿수 성장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면세점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구매가 늘어났기 때문. 실제 올해 1∼10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37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4.9% 증가했다.
내년에도 방한 중국인은 올해에 비해 20.5% 늘어난 5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면세점 매출은 올해보다 11.5% 증가한 67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10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여유법(旅遊法)도 면세점 매출에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유법은 ▲여행사의 비합리적인 저가 상품으로 모객을 금지하고 ▲여행상품에 쇼핑 등 별도 항목을 집어넣어 수수료를 받는 것을 금지하며 ▲구체적인 쇼핑 장소 지정을 금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저가 여행상품을 통한 중국인들의 방문이 줄어들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고급제품을 다루는 면세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면세점업계는 중국 여행객들의 구매를 늘릴 수 있도록 매장을 크게 키우고,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하는 등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출 계획이다. 정수현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인들의 한국여행 상품이 고가 위주로 바뀌면 부유층 방문이 늘어 면세쇼핑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최근 방한 중국인의 1인당 면세점 구매액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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