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시에 한정해 기초의회를 폐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하지만 지방자치제도 개편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초의회와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와 맞물려 있는 만큼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심대평 위원장은 이날 "동일 생활권과 행정권 내에 있는 광역시의 경우 도(道)와 달리 하나의 자치단체 체계를 갖고 있는 게 우리의 상식에 맞고 외국의 경우도 그렇다"며"이를 위해 기초의회를 없애는 대신 광역의원 수를 늘리고 기초단체장은 광역단체장이 임명하는 방안 등을 행정체제 개편의 기본 방침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대구나 부산, 광주 등 광역시의 경우 구의원을 없애되 광역시의원을 늘리고, 구청장 등은 시 의회 청문 절차를 거쳐 광역시장이 임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위원회는 이 같은 구상에 대한 연구를 외부 기관에 용역을 준 상태로 결과가 나오는대로 위원회 방안으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심 위원장은 "최근 대통령에게도 이런 구상을 추진하겠다고 보고드렸다"고 덧붙였다.
심 위원장의 구상은 새누리당 내의 최근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내에서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지방자치제도 전면 개편과 함께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질적인 병폐를 안고 있는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그런 다음 정당공천 문제는 원칙과 신뢰의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광역시의 기초의회 폐지는 지방자치 확대의 원칙을 거스르는 방향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방정부나 의회의 일을 중앙이 빼앗아 중앙의 권한을 더 늘릴게 아니라 지방자치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도록 자치분권 혁신이 절실한 때"라며"청와대는 기초의회 폐지라는 몰역사적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기초의회 폐지 추진을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에 물을 타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쇄신을 위한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는 중요하다"면서"새누리당은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정치개혁특위 구성에 협조해야 하고 6개월 앞으로 다가 온 지방선거 관련 룰도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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