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사상 최다 연패 기록을 써가고 있는 동부 선수들은 마음이 착잡했다. 막강 높이를 자랑했던 '트리플 포스트'는 일찌감치 붕괴됐고,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단 사기마저 떨어졌다. 더구나 루키 두경민(22)은 팀에 합류한 이후 한 차례의 승리도 맛보지 못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23일 선수단 전체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삭발 투혼'을 앞세워 12연패 사슬을 끊었다.
동부는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80-75로 이겼다. 지난 10월22일 삼성을 상대로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둔 이후 12연패 수렁에 빠졌던 동부는 한 달여 만에 승수를 쌓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시즌 성적은 5승13패로 최하위에서 공동 9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식스맨 박병우가 4쿼터 승부처에만 10점을 몰아치는 등 팀 내 최다인 14점을 넣었고 박지현과 줄리안 센슬리, 이광재가 각각 13점씩을 올렸다. 이승준은 11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반면 선두 SK(14승4패)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정규리그 홈 연승 신기록 행진이 '27'에서 멈췄다. 또 이날 이겼더라면 모비스, LG, 삼성에 이어 프로농구 통산 네 번째로 팀 40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동부는 59-54로 앞서던 4쿼터 초반 박병우가 스틸에 이은 2점슛과 3점포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병우는 또 66-60이던 종료 4분43초를 남기고 다시 3점슛을 쏘아 올렸고, 이어진 공격에서는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던진 중거리 슛까지 적중시키는 등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쳤다. SK는 종료 1분28초 전 변기훈이 3점슛을 넣어 69-71까지 따라붙었지만 동부는 이후 박지현의 자유투 2개, 줄리안 센슬리의 2점슛이 연달아 그물을 갈라 승리를 지켜냈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삼성이 KGC인삼공사를 78-66으로 제압했다. 삼성은 이동준이 27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제스퍼 존슨도 3점슛 3개를 포함해 25점을 넣어 최근 홈 4연승을 내달렸다.
인천에서는 전자랜드가 18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한 리카르도 포웰을 앞세워 67-63으로 KT를 따돌렸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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