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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사육사 목 물어 중태… 1.5m 철문 너머에 관람객들 큰일 날 뻔했던 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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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사육사 목 물어 중태… 1.5m 철문 너머에 관람객들 큰일 날 뻔했던 서울대공원

입력
2013.11.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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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먹이를 주던 27년 경력의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목 부위를 물려 중태에 빠졌다. 2004년과 2010년 각각 늑대와 말레이곰 1마리씩이 탈출한 전력이 있는 서울대공원 측의 부실한 맹수관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찰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사육사 심모(52)씨가 혼자 소고기 1.5㎏을 들고 호랑이 임시우리(전 여우사) 옆 외곽 통로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우리에는 2년 전 러시아 푸틴 대통령(당시 총리)이 한러 수교20주년을 기념해 기증한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가 있었다. 성인 호랑이는 아니지만 몸무게가 160㎏에 육박할 정도로 크다.

대공원 측은 우리와 내실 사이 안전문 잠금장치(자물쇠)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육사들은 우리 뒤편의 내실에 먹이를 놓고 외곽 통로로 나와, 호랑이가 우리에서 내실로 들어가도록 우리와 내실 사이에 있는 안전문을 당겨 연다. 호랑이가 내실로 들어가면 이 문을 다시 잠가 호랑이를 가두고 우리를 청소한다. 하지만 심씨는 우리 안에서 호랑이와 마주쳤고, 도망치다 외곽 통로에서 공격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곽 통로와 관람객이 있는 야외시설 사이에는 1.5m 높이의 철문밖에 없어 호랑이가 이 문을 뛰어 넘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과거 늑대와 말레이곰 탈출로 홍역을 치르고도 서울대공원은 사육장 안전관리 개선 방안에 대해 공식 발표를 안 해 안전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임시우리는 올 봄 만들어져 CCTV 등 기본적인 안전 장치조차 없었다. 사육사 2명이 한 조를 이뤄 오전과 오후 한 번씩 먹이를 주는 게 매뉴얼이지만 심씨는 동료 없이 혼자서 먹이를 줬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추후 회의를 통해 정하겠지만 안전 문제가 드러난 이상 시베리아 호랑이 전시는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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