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코오롱스포츠, 대상, 넥슨, 니콘, 몽블랑, 시세이도 등의 모델을 해봤다면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을 가질 듯하다. 정답의 주인공은 요즘 대세로 불리는 수지가 아니라 제품 홍보모델로 활동 중인 강유이 씨다.
“패션모델, 레이싱모델은 다 알지만 제품 홍보모델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신제품을 들거나 옆에 서서 같이 찍히는 모델이, 바로 제품 홍보모델이에요.”
사람들이 제품 홍보모델을 낯설어하는 까닭은 카메라의 초점이 신제품(또는 행사)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레이싱모델은 자동차가 배경이 되지만 제품 홍보모델의 경우 모델이 배경이 된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이벤트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정작 자신을 주목받지 못하는 게 제품 홍보모델의 숙명이다.
제품 홍보모델이 낯선 만큼 활동 중인 모델들의 이력 또한 다양하다. 모델 출신이나 연기자 지망생도 있지만 해당 회사의 직원을 뽑아 쓰는 경우까지 있다. 강씨는 2005년 레이싱모델로 데뷔했지만 2008년부터는 제품 홍보모델로 전업했다.
“레이싱모델은 화려한 반면 모터쇼 같이 큰 행사가 없으면 일이 거의 없는 편이죠. 반면 제품 홍보모델은 일이 꾸준히 있어요. 또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는 레이싱모델에 비해 신제품 발표회나 쇼케이스는 3~4시간이면 끝난다는 게 장점이죠. 자기관리만 잘 한다면 30대 중반까지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죠.”
그는 제품 홍보모델로 상위급에 속하면 행사도 적지 않고, 수입도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제품 홍보모델은 제품을 돋보이는 역할이므로 무엇보다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 강씨는 예쁜 것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품 홍보모델은 자연스러운 미소와 함께 행동이 튀지 않아야 한다. 광고주들이 제품을 만지는 모델의 손까지도 세심히 관찰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남 앞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지켜보는 게 좋았어요. 성격 때문인지 레이싱모델보다 제품 홍보모델이 적성에 맞는 듯해요. 제가 모델을 맡았던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거나 소개했던 제품이 인기를 얻었을 때 보람도 크죠.”
제품 홍보모델도 나름의 애환이 있다. 특히 비싼 물건을 들고 촬영에 임할 때의 긴장감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한다. 강씨의 경우 6,000만원짜리 고가의 와인 모델을 맡았을 때 30분간 손에서 경련을 느낄 정도였다고. 수십에서 수백 대의 카메라를 보고 웃어야 하니 입 꼬리도 아프고, 눈가에 주름도 많이 생긴다고 살짝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모델 지망생 중에는 제품 홍보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꽤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제품 홍보모델이 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죠.”
그는 제품 홍보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전시에 프로필 사진을 돌리는 등 자신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활짝 웃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웃는 연습을 하는 등 광고주가 제품 홍보모델에게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신차 발표회로 기억되는데 제 앞에서 200~300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파파팍~ 한꺼번에 터졌죠. 가수들이 무대에 섰을 때 희열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 말의 의미를 진짜로 느꼈죠. ‘지금 이 순간,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결국 배경일 수밖에 없지만 늘 사랑받는 배경이 되려고 해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받는 배경이 될 수 있으니 광고주 여러분 연락주세요~.”
박진우기자
한국스포츠 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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