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최성남)는 생계곤란 등의 이유로 밀입북 했다가 강제송환된 매헌 윤봉길 의사의 조카 윤모(66)씨 등 3명을 국가보안법상 잠입ㆍ탈출 및 찬양ㆍ고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정부로부터 윤 의사 유족 배려 차원에서 전신주 부착 광고 영업 독점권을 받아 업체를 운영했으나 사업에 실패했다. 이후 전문지 기자, 위성방송 관련 업체 직원 등으로 일했으나 생활고를 겪고 2번 이혼한 뒤 2010년 1월 중국을 거쳐 밀입북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이렇게 한국에서 고통 받느니 밀입북해 북한에서 생활하면 윤봉길 의사의 조카이므로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 주중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입북을 신청했다. 윤씨는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한 겨울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넜다.
함께 송환된 이모(64)씨는 농사, 사진 촬영, 막노동 등을 하다가 2006년 3월 가족과 함께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찾아가 밀입북을 요청했으나, "자녀들의 입북 의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거절당했다. 이씨는 귀국했다가 2010년 10월 인천항을 통해 중국으로 건너간 뒤 2011년 5월 압록강을 넘어 밀입북했다. 아내도 같은 해 4월 합류해 함께 밀입북 했으나, 이씨는 아내가 북한 측 조사관과 부적절한 관계라고 의심해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모(26)씨는 사관학교와 한의대 입시에서 잇따라 실패하자 집안 형편 탓에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자본주의 체제에 반감을 가지고 북한 체제를 동경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중국을 경유해 2010년 1월 입북했으며 원산초대소에서 매달 지도원 2명으로부터 사상학습을 받았고, 지난달 24일 북한 지도원으로부터 "이남에 돌아가더라도 조국통일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들을 포함한 밀입북자 6명과 여성 유해 1구를 판문점을 통해 우리 측에 송환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 외 3명을 구속기소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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