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속옷 매장이 젊어졌다. 과거 백화점 속옷 매장은 중년 여성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고, 젊은 층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다 보니 발길이 뜸했다. 이 같은 인식을 깨기 위해 백화점 속옷 매장들이 일제히 새 옷을 갈아입고 젊은 층을 유혹하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너스 비비안 와코루 트라이엄프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속옷 브랜드들이 고급 디자인과 젊은 남성들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20, 30대 구매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우선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비비안은 중년들이 좋아하는 여성스러운 자수나 레이스 대신 20대 젊은층이 선호하는 깔끔한 줄무늬 디자인 제품을 늘렸다. 비비안 관계자는 "20대 여성을 겨냥한 디자인 제품 비중이 2010년 20%에서 현재 30%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비너스도 '핑크비너스'와 '네오비너스' 상품 비중을 기존 2%에서 10%로 끌어 올렸다.
젊은 남성 속옷을 늘린 것도 젊은 층이 백화점 속옷 매장으로 몰리는데 한 몫 했다. 속옷 브랜드인 CK언더웨어의 경우 전체 남성 속옷 가운데 젊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속옷이 55%를 차지하고 있다. 비비안 역시 남성 상품 매출비가 12%, 비너스도 13%에 이른다.
또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의류 매장들 사이에 속옷 매장을 배치하는 전략도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본점 신관 5층을 재개장하면서 속옷 매장인 CK언더웨어,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을 캐주얼의류 매장 사이에 입점시켰다.
이처럼 백화점 속옷 매장의 변신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제조유통일괄형의류(SPA) 업체인 유니클로, H&M 등이 기존 속옷 대비 절반 가격의 저렴한 속옷을 선보이면서 백화점 주고객층이었던 중장년 여성들까지 빼앗아갔다. 그렇다 보니 백화점 속옷 매출은 성장이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이 같은 이중고를 타개하기 위해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선회한 셈이다. 전윤섭 롯데백화점 선임상품기획자는 "속옷 매장의 연간 매출 신장률이 2011년 이후 2~3% 성장에 그치고 있다"며 "디자인 변경 등으로 속옷도 패션으로 생각하는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는 추세 "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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