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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22일] 우리아이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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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22일] 우리아이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입력
2013.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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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매우 바쁘다. 몇 년 전만 해도 자녀가 어릴 때 주 양육자인 엄마들은 육아에 매달려 동네 밖을 나가보기 힘들었지만 이제 어린이집에서 보육을 맡아주니 전업주부들도 시간별로 아기를 맡길 곳이 생겨서 여유가 생겼다.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지만 자녀에 대한 투자도 유난히 높아서 소득 대비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나라보다도 높다. 따라서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 여러 기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부모 모두 직장에 다니는 경우 부모가 집에 오는 시간에 맞추어 영어, 특기교육 등 학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부모들의 요구인 학습과 돌봄을 동시에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직 대인관계를 잘 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러 선생님과 친구들을 사귀면서 부모가 생각하는 공부만을 잘해나가기 어렵다. 편안하게 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할 나이에 매일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부모들이 매일 느끼고 있을까? 자녀들이 가기 싫어할 때 그 맘을 헤아린 적이 있는가? 퇴근시간까지 학원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로서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를 혼자 둘 수는 없으니까.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3대로 이루어진 대가족이 17.4%에서 5%로 감소하였다. 대신 1인 가구를 제외한 핵가족이 71.5%에서 82.3%로 늘어났으며 그 중 자녀가 없는 부부가족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집에 늘 어른들이 있어 아이들의 방과후 생활이 집에서 놀이와 숙제로 이루어지던 시대는 지나갔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그리고 집으로, 편안하고 익숙한 생활공간보다는 낯선 환경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부모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연령이나 특성 그리고 선호에 따라 돌봄기능이 선택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을 설계하고 제공하는 관점에서는 부모와 아이를 함께 고려해야 하지만 대부분 부모 입장에서 맡기는 서비스 중심으로 설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기관을 늘려서 수요에 대응하는 방법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를 선택하는 부모의 가치관과 행동은 아이중심이 되어야 하며 아이를 지키고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요즈음은 핵가족에서 자라난 부모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간 속에 부모들이 함께 있지 못하고 아이 혼자서 이 과정을 다른 어른들과 공유하며 소화해가고 있다. 아이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일까? 우울과 부적응행동이 증가하고 있다.

부모와의 애착형성을 통해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이 가능해짐을 감안할 때 아동정책은 아동중심에서 설계되고 선택할 수 있는 대안과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2,3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야근을 하는 부모들의 생활이 계속될 때 아이들의 성장과정은 어떻게 전개될까? 과거에는 드문 경우였다면 현재에는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어서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반드시 부모의 근무환경이 변화해야 한다. 적어도 부모 둘 중의 한 명은 근무유연제를 활용하여 방과후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야 하며 한 부모 가족의 경우 시설활용과 함께 찾아가는 돌봄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방임을 철저히 예방하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부모됨의 훈련과정이 청소년기부터 꾸준히 제공되어야 한다. 자녀에 대한 가치관과 책임, 양육기술 등의 정보와 실습 등이 고등교육에서 다루어지고 아동발달에 대한 교육을 경험하게 된다면 우리아이가 부모인 내가 없어도 스스로 잘 크고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신화를 갖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고등학교 과정에서 하루씩 아기의 하루가 입력된 인형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키워보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2시간마다 깨서 울고 3시간마다 기저귀를 갈고 하면서 잠을 설치는 경험들을 통해 부모에 대한 감사함과 아이양육과 부모로서의 역할을 체험하는 훈련에서 우리도 예비부모교육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서…

신혜령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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