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2개월 앞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그의 재임 기간 이룬 성과에 대해 경제전문가들한테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로이터통신이 경제전문가 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버냉키 의장은 10점 만점에 8점을 받았다.
버냉키 의장에게 가장 관대한 평가를 내린 경제전문가 중 한 명인 메뉴라이프 자산 운용사의 빌 체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일(현지시간) "버냉키가 10점 만점을 받지 못한 것은 금융위기와 관련해 모기지 대출 규제와 같은 강력한 사전 조치를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금융위기 기간과 그 후 버냉키의 대응은 매번 거의 옳았다"고 평가했다.
연준 사상 가장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주도했던 버냉키 의장은 재임 기간 중 주택시장의 거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그러나 버냉키에 대한 평가에서 5점 미만의 점수를 준 경제전문가는 유럽 지역에 근무하는 2명에 불과했다.
연준의 수장은 보통 경제전문가들에게 낮은 평가를 받지는 않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특히 양적완화 정책같이 금융시장에 호재가 되는 정책을 폈을 때는 더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버냉키 의장의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이 2005년 10월 퇴임할 때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그는 거의 '신격화'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지금 금융위기에 큰 책임이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내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내로프 대표는 "버냉키는 훌륭한 위기관리자였지만 정작 위기가 오는 것은 예측하지 못했다"며 "그러한 이유로 그는 주택 및 금융시장 붕괴사태에 일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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