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에도 외국어 바람이 불고 있다.
2011년 1월 기준 4만4,726명이던 부산 거주 외국인 수는 지난해 4만9,329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조사에선 5만1,617명을 기록, 처음으로 5만명을 돌파하는 등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2011년부터 면접시험을 통해 외국어가 능통한 공인중개사들을 선발해 ‘글로벌 중개사무소’로 지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외국인들의 투자상담 및 거래 중개 ▦외국인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거래상담 및 법률상담 등에 특화됐다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첫 해에는 37명이 도전해 영어 부문 11명, 일본어 부문에 7명이 각각 선발됐다.
지난해에는 중국어 부문만 선발해 단 한 명만 합격했다.
현재 총 19명의 글로벌 공인중개사들은 자체 협의회를 구성해 두 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을 위한 무료 중개상담 등 봉사활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이들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계약건수는 매매 27건, 임대 85이며 상담건수는 192건에 이른다.
올해 3분기 현재 외국인들이 보유한 부산지역 부동산은 542만937㎡로 2011년(531만6,190㎡) 보다 10만4,747㎡ 늘었다.
글로벌 중개사무소 선발 3회째인 올해 면접은 지난 19일 시청에서 진행됐다.
영어부문은 4명 모집에 16명이 지원했고, 일본어는 3명 모집에 6명, 중국어의 경우 2명을 뽑는데 3명이 응시했다.
합격자에게는 부산시가 글로벌 중개사무소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명패를 수여한다.
또 합격자 명단은 시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부동산 거래를 원하는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기관의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이날 일본어 부문에 응시한 박경숙(53ㆍ여)씨는 일본에서 13년 간 거주한 뒤 부산 사하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일본어가 가능하다 보니 일본계 기업 근로자들이 자주 찾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부동산 중개사무소간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면접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부산대가 위치한 금정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최홍화(40ㆍ여)씨는 “교환학생이 많은 중국인들은 집을 구할 때 보통 한국어가 가능한 친구를 데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30여년간 중국에서 거주하다 귀화해 2년 전 공인중개사무소를 열었다는 최씨는 “한국의 부동산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국인이 많아 언어 구사를 제대로 하는 중개업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응시자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어 면접은 무난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때문에 응시자가 공통적으로 보게 되는 소양면접이 당락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영어 부분 응시자 박모(65)씨는 “한국에 장기간 거주하게 되는 외국인은 반드시 숙소로 아파트 등을 구하는 만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하는 홍보전문가가 되겠다는 각오로 글로벌 공인중개사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정순룡 부산시 토지정보과장은 “외국인들의 투자 유치 상담건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외국어 서비스가 가능한 공인중개사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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