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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년새 30% 올랐는데… 원가미달 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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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년새 30% 올랐는데… 원가미달 말 안돼"

입력
2013.11.2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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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놓고 전력당국과 산업계가 또 다시 날 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상근거인 '원가'문제를 놓고 양측은 서로 다른 수치를 제시하는 등 진실공방까지 전개되고 있다.

19일 발표된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안에서 산업용은 가장 높은 6.7%의 인상률이 적용됐다. 모든 용도를 망라해 매번 가장 높은 인상률이 적용되다 보니 산업계는 발끈했다. 실제로 최근 2년3개월간 5차례의 인상을 통해 산업용은 30%이상 올랐다.

이와 관련,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이날 요금인상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낮다. 원가회수율이 90%대 중반 수준 밖에는 되지 않는다"며 산업계의 반발을 일축했다.

하지만 산업계는 다른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산업용 전기요금의원가회수율은 (정부가 말하는 90%대 중반이 아니라) 101%"이라고 밝혔고,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업종인 철강협회측은 아예 정부에 대해 "요금인상 전후의 용도별 원가회수율이 대체 얼마인지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원가회수율이 정부-산업계간 공방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원가회수율은 기업이 생산에 투입한 전체 원가 대비 판매수입을 말한다. 재료비 인건비 등 원가가 1,000원 들어간 물건을 900원에 팔았다면 원가회수율은 90%이고, 1,100원에 판매했다면 원가회수율은 110%가 된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지원 차원에서 오랜 기간 산업용 전기를 원가 이하로 공급해왔는데, 산업계는 최근 수년간 계속된 고율인상으로 이제 원가이상이 되었다는 주장이고 정부는 여전히 원가 이하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차이는 원가를 어디까지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견해차에서 비롯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와 한전이 말하는 원가는 일반기업에서 쓰는 원가와 개념부터 다르다. 한전은 이자비용이나 기대수익을 뜻하는 적정투자보수, 법인세까지 포함시켜 원가라고 하는데 일반기업들의 회계에선 이런 부분은 원가에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분모에 해당하는 원가범위를 비정상적으로 크게 잡아, 결국 산업용 전기료의 원가회수율을 낮게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6년 간 한전의 적정투자보수 및 법인세 비율이 8.0~16.7%였던 걸 감안하면 한전식 원가회수율이 90% 이상만 되도 실제론 100%이상이 되는 셈"이라며 "한전은 이미 산업용 전기료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국은 투자보수나 이자비용은 당연히 원가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송전탑을 짓기 위해 빌려온 돈의 이자는 당연히 미래 투자금이다.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기업은 특성상 안정적 공급확보가 중요하므로 민간기업과 회계범위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정지에 따른 비용도 논란거리다. 사실 가장 저렴한 원전이 계속 멈춰서면서 한전은 비싼 LNG발전소에서 더 많은 전기를 사오고 있다. 그만큼 원가도 오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원전비리와 관리부실로 인한 원가가 올라갔는데 왜 우리가 부담해야 하나. 그건 한전이나 한국수력원자력이 자구노력으로 떠안아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자구노력으로 흡수할 것은 흡수했으며 발전시설 안정화를 위한 지출은 당연히 원가에 들어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원가회수율 수치 공개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1년에 한 차례 전년도 상황을 반영한 결산 수치를 내놓고 있는데, 한전 관계자는 "환율 유가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수치공개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특히 요금 인상후 예측치를 공개하면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만 생긴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계속된 요금인상으로 이미 원가회수율이 충분히 올라간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공개하지 않는다면 전기요금정책의 투명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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