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엔 겨우 가다랑어포 같은 첫눈이 내렸지만 강원도에는 벌써 제설기가 콸콸 쏟아낸 함박눈이 쌓이고 있다. 스키 커버의 곰팡이 털어내고, 플레이트에 왁스 먹이고, 스노우 고글 광내야 할 시간. 스키 시즌이 찾아왔다. 성급한 스키장은 이미 지난주 문을 열었다. 이번 주말, 그리고 다음 주 본격적인 2013~2014시즌이 시작된다. 겉으로 보기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스키 리조트마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더 신 나는 겨울을 준비하느라 올해도 분주했다. 꼼꼼히 내게 맞는 스키 리조트를 골라보자.
이름을 건 설질(雪質), 용평리조트
총 28면의 슬로프 가운데 중상급 스키어와 스노우보더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골드슬로프가 이달 말 일찍 개장한다. 해발 1,127m에서 출발하는 골드슬로프(길이 1,655m)는 환상적인 코스로 유명하지만 제설이 어려워 한겨울이 돼서야 개장해 왔다. 점프 등 각종 퍼포먼스를 뽐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터레인 파크(Terrain Park)인 드래곤파크도 30% 사이즈가 넓어졌다. 12개의 키커, 10개 이상의 박스와 레일 등을 보강해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용평리조트의 자랑은 국내 최상급의 눈. 각 슬로프마다 설질을 책임지는 정설 담당자의 이름을 게재하는 '정설 실명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주 개장. 1588-0009
편안하고 따뜻한 스키, 곤지암리조트
스키어의 돈과 시간을 절약해주는 시간제 리프트권 '미타임 패스'가 업그레이드됐다. 스키를 즐기는 중간 적절한 휴식을 권장하기 위해, 등록 시간에서 10분(2시간권)~30분(4~8시간권)씩 휴식시간이 추가돼 발권된다. 단골이라면 더 큰 혜택이 기다린다. 30, 50, 100시간마다 스키 강습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기회와 경품 추첨권을 제공하는 '미타임V멤버십'을 새롭게 선보인다. 스키 초보자이거나 리조트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곤지암V맨'을 찾으면 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밀착해 해결해 준다. 24시간 슬로프의 안전을 지키는 패트롤 기지 4곳도 새로 설치됐다. 11월 말~12월 초 개장. 1661-8787
최대ㆍ최다ㆍ최고의 리조트, 비발디파크
국내 최대의 대여 장비 및 개인장비 보관 규모, 최다 객실, 총 183대의 제설기를 동원한 최고의 제설 능력을 갖춘 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가 무인인식전자태그(RFID) 시스템을 새로 갖췄다. 이로써 스키장 안에서 줄 서는 시간이 확연히 줄어들게 됐다. 슬로프의 병목현상을 줄이기 위해 슬로프 중단부도 확장했다. 준비된 공연과 이벤트도 최대 규모다. 매주 금요일 밤마다 테마콘서트 '불금파티', 토요일 '라이딩 콘서트', 크리스마스와 송년 스페셜 콘서트를 진행한다. 비발디파크 코리아 오픈, 살로몬 아마추어 선수권, 달마 오픈 챔피언십 등의 스키ㆍ스노우보드 대회도 예정돼 있다. 지난주 개장. 1588-4888
"나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휘닉스파크
휘닉스파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10개 종목이 열리는 올림픽 주무대다. 국제대회 규격을 갖춘 스키ㆍ스노우보드 크로스 경기 코스에서 미리 국가대표가 돼 볼 수 있다. 특히 모글, 에어리얼, 하프파이프 등 2018 동계올림픽 종목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설상 종목을 국가대표들의 훈련장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 프로의 경지를 경험해 보고픈 중상급자들에게 알맞다. 아찔한 스릴을 원하는 스키어ㆍ스노우보더를 위한 '익스트림 파크'도 한층 강화됐다. 대구, 부산, 대전 등 지방 11개 도시로 셔틀버스 노선을 확대했다. 지난주 개장. 1577-0069
참나무 숲속의 은빛 세상, 오크밸리
고품격 가족 리조트로 인기 높은 오크밸리는 경사가 완만한 초급자 슬로프가 잘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함께 스키를 즐기기에 좋다. 올해는 카라반 캠핑, 얼음 송어 낚시, 전통 얼음 썰매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색다른 겨울 휴가를 계획하는 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화장실과 주방을 갖춘 카라반 20동을 설치해 새하얀 설경 속에서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스키장 속에서 즐기는 얼음 낚시 또한 이색 재미. 어린 자녀를 둔 스키 마니아 부부에게 복음 같았던 유아 스쿨과 외국인 원어민 강습 등의 프로그램이 올해도 진행된다. 전문 강사에게 아이를 맡겨 놓고 신나게 스키를 탈 수 있다. 29일 개장. (033)730-3500
"다음 정차할 역은 슬로프" 엘리시안 강촌
경춘선 백양리역에서 내려 몇 걸음이면 바로 리프트로 연결되는 엘리시안 강촌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번 시즌 코레일과 제휴해 정규 경춘선 노선 외에 동인천에서 출발하는 주말 스키열차(ITX청춘)를 12월 22일부터 운행한다. 토ㆍ일요일 오전 8시 동인천을 출발, 부평, 부천, 영등포, 왕십리, 청량리역을 경유해 스키장까지 직통한다. 왕복 열차 요금과 리프트 4시간권을 묶어 3만3,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학생을 비롯한 젊은 스키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서울 도심 전역을 운행하며 68개 주요 지하철역에 정차하는 18개 노선의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주말 밤마다 젊은이들이 좋아할 공연도 예정돼 있다. 22일 개장. (033)260-2000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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