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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억대 연봉에 재도전하는 수입차 딜러의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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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억대 연봉에 재도전하는 수입차 딜러의 24시

입력
2013.1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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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은 모든 샐러리맨들의 꿈이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룬 사람은 흔치 않다. 과연 어떤 사람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을까.

그 꿈을 이룬 적이 있고, 또다시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세일즈맨이 있다.

렉서스 강서지점(프라임모터)에서 지난 8,9,10월 3개월 연속 판매 1위. 렉서스를 수입 판매하는 프라임모터 영업사원 중 현재까지 올해의 실적 1위. 바로 렉서스 수입차 딜러 이호명(40) 과장이다.

그는 2005년도 크라이슬러 억대연봉 영업사원 출신이다. 2004년 재규어를 시작으로 크라이슬러를 거쳐 2007년부터 렉서스 딜러로 활동 중이다. 얼핏 평범한 듯 보이는 10년차 베테랑 영업사원의 하루를 쫓아가다 보면 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로 가득하다. 그리고 당당하다.

억대 연봉을 꿈꾸는 이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기 위해 올해의 판매왕에 도전하고 있는 이 과장의 일상을 하루 일과로 재구성했다. 안민구기자

#오전 8시 30분. 출근이다.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전시장 정리정돈부터다. 다른 직원들도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한다. 어젯밤 9시에 만난 고객과의 상담으로 잠이 좀 부족했던가 보다. 정리정돈을 마치고 모닝커피 한잔으로 하품을 잠재워본다. 곧바로 아침회의다. 오늘 영업활동에 있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한 지점장의 지시사항이 전달됐다. 차량 AS에 관련된 문제도 안건에 올랐다. 보통 6개월에 한번 꼴로 잡는 AS 작업일정에 관해서다.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이 시간은 빠질 수 없는 중요일과다.

#오전 9시 30분. 잡시트(job sheet)가 나왔다. 본격적인 영업개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산으로 입력돼 있는 고객명단 500여명 중에서 이 달에 엽서와 책자를 보낼 250여명을 추려내는 일이다. 일주일째 매달리고 있다. 주말에 시승했던 고객에게서 전화가 왔다. 계약서류를 준비하라고 한다. 만날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수첩에 표시했다. 오늘 고객 미팅과 시승 계획을 살펴본다. 3건이다. 어제는 4명의 고객과 상담을 했다.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기 위해 하루 상담을 4건 이하로 기준 삼은 건 잘한 일인 것 같다. 오후에는 시승이 1건 예약돼 있다.

#오전 11시. 출고 차량을 인계하는 날이다. 고객은 직원 5~6명 규모의 무역업체를 경영하는 사장으로 렉서스 LS460을 구매했다. 제법 할인을 요구해 애를 먹은 기억이 남는다. 몇 일 전 할인금액을 상품권으로 준비해 달라고 해서 무슨 연유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사무실로 갔다. 직원들이 내려와 사장의 새 차량을 구경한다. 사장은 그 자리에서 “너희들 덕분에 좋은 차를 타게 됐으니 고맙다. 이 차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너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며 상품권을 1인당 100만원씩 나눠주는 것이 아닌가. 직원들은 모두 감동하는 눈치다. 나 또한 감동했다. 할인을 박하게 요구할 때는 좀 힘들었지만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라 생각한다.

#오후 2시 40분. 렉서스 서초전시장. LS460 롱휠베이스, ES350, ES300h, GS350, IS250, RX350 등 1층 3층에 총 10여대의 전시차량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지난해 문을 연 강서지점에서 고참급 직원이 필요해 자원이동하기 전까지 4년간 근무했던 곳이다. 지금도 고객 3분의 2는 서초지점과 관련 있다. 서초지점에 있을 때 차량을 구매한 고객이 이곳에서 정비를 받을 때면 인사하기 위해서 꼭 들린다. 고객과의 약속이자 나 자신과의 약속인 셈이다. 상담이나 시승까지 포함하면 일주일에 2~3번은 서초지점으로 출근하는 격이다. 친정집이나 마찬가지다.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차량을 구매했던 고객이다. 지인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한다. 차종 추천과 가격대를 알려주고, 현금 일시불과 장기렌탈 프로그램도 비교 설명했다. 약속 시간을 다시 잡고 끊었다. 또 전화가 울린다. 이번에는 오늘 시승 일정이 잡힌 고객이다. 시간 확인 때문이다. 전화로 업무 보는 일이 많다. 휴대폰은 24시간 대기상태다. 예비 충전기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닌다. 혹시라도 배터리가 소진돼 휴대폰이 먹통 되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오후 4시 30분. 시승을 약속한 고객이 서초지점으로 왔다. 39세 부부다. 5세, 8세 남자아이도 함께 시승에 나섰다. 시승 차량은 렉서스 ES300h. 서초전시장을 출발해 서울고등학교 앞을 지나 우회전, 서초역에서 우회전 한 후 전시장으로 돌아오는 시승코스를 잡았다. 먼저 고객을 태우고 한 바퀴 코스 안내를 했다. 다음은 고객의 차례다. 조수석에 앉아 차량에 대한 기본 설명을 한 후 출발했다. 고객의 아내와 아이들은 뒷자리에 동승했다. 직선로에서는 순간가속을 해보도록 권했다. 요철에서의 서스펜션 반응을 볼 수 있는 구역을 저속주행으로 통과한다. “앞쪽에 과속방지턱이 보입니다. 속도 줄이지 말고 통과하세요. 차량의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충격을 운전자에게 주지 않고 흡수합니다.” 도로교통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신호대기시 엔진정지 및 소음을 볼 ?있는 구역, 급코너링 가능지역 등을 주행했다. “사모님, 뒷좌석 승차감 어떠세요? 확실히 편안하시지요.” “네~ 좋은데요.” 얼굴 표정을 보니 만족하는 눈치다. 이번 시승시간은 그래도 양호하다. 지난주에는 고객의 요구와 차량 스타일에 맞는 코스를 찾아 다니다 보니 2시간이나 걸렸다.

#오후 7시 10분. 퇴근이다. 오늘은 그나마 빠른 편이다. 이번 달 주말에는 하루 밖에 쉬질 못했다. 집에 도착할 무렵 전화가 울린다. 차량 구매를 앞두고 있는 고객이다. 다시 한번 차에 대해 브리핑 받길 원하고 있었다. 집과는 반대 방향이지만 차를 돌려 고객을 만나러 갔다. 가족과의 외식 약속은 내일로 미뤘다.

한국스포츠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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