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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vs 카르멘, 원작 그대로… 현대판 변주… 2색 유혹 막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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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vs 카르멘, 원작 그대로… 현대판 변주… 2색 유혹 막 오르다

입력
2013.11.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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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년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 '카르멘'은 19세기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집시 여인 카르멘과 순진한 하사관 돈 호세, 인기 투우사 에스카미요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분노를 그린다. '하바네라' 등 친숙한 멜로디와 함께 자유와 욕망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다루고 있어 관객 선호도가 높은 공연이다.

한정된 마니아 관객에 기대고 있는 국내 오페라계에서도 '카르멘'은 인기 레퍼토리다. 특히 올해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카르멘' 두 편이 일주일 간격으로 관객을 찾는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해 선보인 '카르멘'을 21∼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고양문화재단은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자체 제작한 이 작품을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국립오페라단은 관객 설문조사에서 '가장 보고 싶은 오페라'로 뽑힌 '카르멘'을 프랑스 메츠메트로폴 오페라극장의 예술감독인 폴 에밀 푸흐니의 연출로 공연했다. 원색의 색채감이 돋보이는 무대와 의상으로 원작의 정열적인 시공간적 배경을 충실히 살린 그 무대 그대로 올해 다시 공연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에서 활동하는 메조소프라노로 지난해 카르멘으로 호연한 케이트 알드리치도 이번 공연에 다시 출연한다.

돈 호세로 새로 합류한 테너 김재형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1998년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성악부문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한 것을 계기로 1999년 유럽 무대로 진출한 그는 2006년 도이치오퍼 베를린에서 돈 호세로 데뷔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고양문화재단은 '친숙하면서도 낯선' '카르멘'을 표방한다.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장이 예술감독을 맡고 연출가 양정웅, 지휘자 이병욱, 무대디자이너 임일진 등 순수 국내 창작진으로만 꾸린 보기 드문 프로덕션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중 하나인 만큼 다른 '카르멘'과 차별화하기 위해 제작진이 내건 콘셉트는 '현대의 카르멘'이다. 카르멘을 시대를 초월한 자유의 상징이자 해방구로 보고 무대 배경을 현대의 스페인으로 옮겨 왔다.

예컨대 돈 호세는 19세기 제복 대신 현대 군복을 입고 나오며 카르멘은 유럽 배낭여행 중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집시로 그려진다. 집시들이 플라멩코를 추는 술집은 허름한 주막이 아닌, 현대적이고 화려한 클럽이며 투우사 에스카미요는 마치 아이돌처럼 보디가드의 호위 속에 레드 카펫 위를 걸으며 등장한다. 양정웅 연출은 "원작의 본질을 유지한 친숙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연출과 연기적인 부분에 세세한 변화를 줘 관객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카르멘'을 선보일 것"이라며 "관객이 극장을 나설 때 진정한 사랑과 소유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기력이 뛰어난 메조 소프라노 추희명, 테너 나승서 외에 지난 5월 세 차례에 걸친 오디션으로 선발된 김정미, 황병남, 김재섭 등이 출연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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