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에 대해 백에게 마땅한 응수 방법이 없다. 바로 8로 젖히는 건 즉각 3으로 끊겨서 위쪽 백돌이 다 잡힌다. 따라서 지금은 1로 물러서는 게 정수지만 2부터 8까지 중앙이 다 부서지면 어차피 백이 바둑을 이길 수 없다.
전영규가 한참 고민 끝에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2로 밀어가는 최강의 반발을 선택했지만 3으로 젖힘 당해서 역시 백이 괴로운 모습이다. 이후의 수순은 전영규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수 더 버텨본 데 불과하다. 하지만 김성진이 전혀 흔들림 없이 침착하게 마무리해서 더 이상 큰 변화는 없었다.
참고로 수순 중 14 때 흑이 15, 17로 뒤쪽에서 수를 조인 게 정확한 응수다. 자칫 1로 끼워서 백돌을 더 크게 잡으려 하는 건 위험천만이다. 4, 6(△의 곳 되따냄)의 반발을 당하면 중앙 흑돌 전체가 위험해진다. 결국 백이 중앙은 간신히 지켰지만 대신 우변이 다 부서져서 사실상 여기서 승부가 결정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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