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이 앞을 가로막고 있네요”
상담을 하다 보면 연령별로 고민의 종류와 무게가 다른 것 같다, 20~30대는 주로 자신의 고민을 하고, 50대는 자신은 물론 자녀와 부모까지 아무 무겁다. 60대 이후는 건강과 경제문제에 한정이 되어 다른 세대에 비해 가벼운 편이다.
20~30대는 원대한 꿈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 있어도 견딜 만하다. 베스트셀러 가 잘 팔리는 이유도 꿈이 있기에 시행착오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인 것 같다.
반면 50대들은 대부분 벼랑 끝에 선 사람과 같다. 한번 추락하면 사회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대기업에 다니는 50대 부장이 날씨만큼이나 우울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올해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사표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선배가 우리 집에서 점을 보고 임원으로 승진했다며 도와 달라고 하소연이다.
“조상이 앞을 가로막고 있네요.”
“무슨 이야기인지…”
“객사한 조상이 구천을 맴돌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3년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기는 했는데…”
“원인을 알았으니 해결책도 나왔습니다. 걱정 마세요.”
“굿을 하면 됩니까?”
“천도제를 지내서 좋은 곳으로 보내 드려야지요.”
내가 워낙 자신 있게 말하니 신사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이것이 긍정적인 점괘의 효과다. 점괘의 적중 여부를 떠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결과가 좋게 나온다. 믿음이 있으면 아무리 어려워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믿음이 없으면 일찍 포기하기 때문에 목적지는 그만큼 멀어진 것이다.
천도제를 지낼 때 성공을 예감했다. 삶의 짐이 얼마나 무거웠는지 절을 할 때도 축원을 할 때도 정성을 다했다. 행동 하나 하나에 절실함과 절박함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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