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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억 듀오’ 정근우ㆍ이용규 “받은 만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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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억 듀오’ 정근우ㆍ이용규 “받은 만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

입력
2013.11.1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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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도전, 그리고 보답.

정근우(31), 이용규(28ㆍ이상 한화)가 공통적으로 꺼내 든 세 단어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서 나란히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둘은 “구단이 보내 준 믿음에 마음이 흔들렸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하고 싶었다”며 “많은 돈을 받음만큼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19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한 커피숍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유계약선수(FA) ‘잭팟’을 터뜨린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최근 2년 간 최하위에 머문 팀 성적과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믿음. 국가대표의 마음을 사로 잡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 협상 기간이 끝나자마자 한화와 도장을 찍었다. 정근우는 18일 새벽 고려대 선배인 김종수 운영 팀장을 만나, 이용규는 노재덕 단장과 만나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정근우는 4년 간 총액 70억원, 이용규는 4년 간 총액 67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롯데 강민호(총액 75억원)에 이어 역대 FA 총액 2, 3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정근우는 “평소 많이 의지하고 있는 (김)태균이가 한화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나중에 꼭 같은 팀에서 뛰자’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팀장님께서 직접 찾아와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히셨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김)태균이, (이)용규와 잘 얘기해 팀 분위기를 활발하게 바꾸고 싶다”고 했다.

이용규는 “단장님이 직접 찾아 오셔서 놀랐다. 원래 다른 구단 관계자가 찾아오면 이것저것 재고 싶지 않았다”며 “단장님께 자존심만 세워주면 한 방에 계약하겠다고 했다. 예상 보다 좋은 조건에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단장님이 내 어깨에 대한 어떤 의구심도 갖고 있지 않더라. 이용규라면 큰 문제가 없다는 믿음이 굳게 있었다”며 “그 부분에 가장 마음이 끌렸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막판 왼 어깨 수술을 받은 이용규는 현재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복귀 시점은 빠르면 4월이다.

▲도전. 초심으로 돌아가자

정근우와 이용규는 야구 선수로 이룰 건 다 이뤘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새로운 목표가 필요했다. 이미 높은 산을 정복했다면 또 다른 산을 올라가고 싶다는 승부욕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그리고 이들이 선택한 곳은 리그를 제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이 아닌, 2년 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대전 독수리 부대였다.

이용규는 “새로운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만약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한화에는 내 멘토인 이종범 코치님도 계신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정근우도 “SK라는 환경에 있다 보니 스스로 많이 나태해졌다. 예전처럼 야구에 다시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갈증이 생겼다”며 “이번 계약을 내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내년 시즌 타율, 타점, 도루, 득점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정해놓지 않았다. 이용규는 “최대한 빨리 몸 상태를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다. 90% 이상의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하겠다”고 했다. 정근우는 “밖에서 보는 한화는 분위기가 조금 다운된 팀이었다. (이)용규와 둘이서 솔선수범해 조금씩 팀 분위기를 바꿔가겠다”고 했다.

▲보답. 받은 만큼 성적으로 말하겠다

정근우, 이용규를 모두 잡은 한화는 올 스토브리그의 최종 승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ㆍ수ㆍ주 3박자를 갖춘 A급 선수의 가세로 내년 시즌 4강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몸값이 너무 부풀려졌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70억원, 67억원의 총액이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당사자들도 이 부분은 인정했다.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고 그만큼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올해 FA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서 FA 시장의 전체적인 규모가 많이 커졌다. FA 대상자가 2, 3명이었다면 또 달랐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예상보다 많이 받았다고 해도, 그 만큼 그라운드에서 보여준다면 최근 이슈 됐던 부분도 자연스럽게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몸값에 맞는 기록을 내야 왜 구단이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릴 것이다. 우리가 잘해야 FA 시장도 넓어진다”고 덧붙였다.

정근우 역시 “나도 (이)용규와 같은 생각”이라며 “지금까지는 (김)태균이가 혼자 모든 걸 다 했다고 본다. 야구는 단체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많은 대화를 해야 하는데 앞으로 팀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인터뷰 내내 “당장 어떻게 팀을 바꾸겠다는 장황한 목표 보다는 앞에서 먼저 움직여 다 같이 재미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김응용 감독님이 FA 계약 직후 춤 한번 추고 싶다고 하셨는데) 나중에 춤 추게 해드리겠다”고 웃었다. 서귀포=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서귀포=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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