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공개채용(순경) 경찰관에게 경찰 최상위 기관인 경찰청 근무 기회를 부여하는 '기획 인턴십'이 논란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본청(경찰청) 근무 기회가 생겨서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용어부터 위화감을 풍겨 불편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기획 인턴십은 젊고 유능한 순경 출신을 선발해 기획 및 정책 부서에서 근무하게 한 뒤 본인의 적성에 따라 정식 발령 때 우선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경찰청은 이날 경찰 내부망에 모집 공고를 냈으며, 1주일 간 접수를 받아 이달 말 20여명을 최종 선발한다. 전국 경찰관 중 순경으로 시작해 현재 계급이 경사 경위 경감이면 신청할 수 있다. 선발되면 1주일간 교육을 받고 3주간 해당 부서에서 실무 수습기간을 거친다.
전국 경찰관 10만2,300여명 중 순경 출신은 90%를 넘는다. 나머지가 경찰대, 간부후보생, 사법시험과 행정ㆍ외무 등 5급 공채시험 특채 출신이다. 정원이 1,000여명인 경찰청은 순경 출신이 47%에 달하지만 대부분 정보나 수사 등 외근 부서에 몰려 있고 기획ㆍ정책 부서 근무는 극소수다.
순경 출신 중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주요 부서에 배치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굳이 인턴십을 해야 한다는 것에 곱지 않은 시각이 많다. 그간 경찰대와 간부후보, 특채 출신이 경찰청 기획부서를 점령한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순경 출신의 A경사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승진 때도 유리해 이점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인턴십이 필요할 정도로 우리의 자질을 낮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고, B경사는 "엄연히 공채로 채용된 현직 경찰관에게 인턴제도를 적용하는 자체가 불편하다"고 했다. 경찰대 출신 고위간부 C씨도 굳이 인턴십이란 간판을 내건 것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포장기술'이 못 따라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 근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 일반기업의 인턴십과는 전혀 다르다"며 "기획 업무를 두려워하는 경찰관들을 위한 것이고, 호응이 좋으면 지방경찰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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