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이 흔히 걸리는 급성 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7,383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급성 중이염 적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유소아 급성 중이염 항생제 처방률이 86.1%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2.9% 포인트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급성 중이염에 원칙적으로 권고되지 않는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한 비율도 8.5%나 됐다.
요양기관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이 50.2%, 병원 85.8%, 의원 86.5%로 규모가 작을수록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다. 지역별 의원급의 처방률은 충남(90.18%)이 가장 높고, 대전(80.75%)이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생후 6개월~2세 미만에 대한 처방률이 86.7%로 가장 높고, 2~7세와 7~15세도 각각 86.45%, 84.22%에 달했다.
항생제 처방량이나 빈도가 높으면 내성이 생겨 약효가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 하고 심한 경우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든다.
2010년 대한이과학회, 소아청소년과학회가 내놓은 유소아 중이염 진료지침에서는 24개월 이상 어린이에 대해서는 항생제를 처방하기 전에 2~3일간 해열제나 물수건 등으로 열을 낮추는 대증요법을 쓰고, 24개월 미만의 경우 증세가 심한 경우에만 항생제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국가의 최근 5년간 유소아 급성 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41%~76% 수준"이라며 "제도가 달라서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만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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