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토네이도가 휩쓸고 가 최소 6명이 숨지고 건물 수백여 채가 붕괴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주로 봄철에 발생하는 토네이도가 11월에 발생한 것은 이례적 현상이라고 기상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 CNN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전 일리노이주 중부 피오리아 인근에서 토네이도가 시작돼 북동진하며 시카고와 인근 인디애나주 등에 영향을 미쳤다. 미 국립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일리노이 뿐 아니라 아이오와 미시간 미주리 오하이오 위스콘신주 등 미 전역에서 최소 67개의 토네이도 발생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일리노이주 중부 소도시 워싱턴으로 최소 70채의 가옥이 파괴되는 등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현지 경찰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토네이도가 1만6,000여 가구가 사는 지방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 전기가 끊어지고 나무가 뿌리째 뽑혔으며, 곳곳의 가스관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피오리아의 병원 한 곳에서만 37명의 부상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주방위군은 파악하고 있다. 일리노이주에선 이날 현재 내슈빌에서 2명, 워싱턴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네이도로 인한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인디애나주에서는 16만 가구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으며 미시간주에서는 최소 39만 가구가 정전으로 피해를 입었다. 오하이오주에서도 7만5,000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또 시카고에서는 토네이도 주의보가 발령돼 이날 낮 프로미식축구(NFL) 시카고 베어스와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경기 관람을 위해 솔저필드에 모였던 6만여 명의 관중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경기는 2시간 여 지연된 뒤에 시작됐다. 또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는 250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취소됐으며, 나머지 항공편들도 평균 3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됐다.
CNN은 “봄이나 가을철에 주로 발생하는 토네이도가 11월에 나타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지구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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