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모태범(24ㆍ대한항공)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모태범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2차 레이스에서 34초28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일본의 나가시마 게이치로(34초24), 네덜란드의 로날드 물더(34초25)에 살짝 뒤졌다.
34초28은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이다. 100m를 9초57에 끊은 모태범은 점차 가속도를 붙여 일주일 전 캐나다 캘거리에 열린 월드컵 1차 대회(34초47ㆍ캐나다) 때 세운 시즌 최고 기록을 0.19초나 앞당겼다. 이 종목 한국 신기록은 34초20(이강석ㆍ2007년)이다.
무엇보다 이틀 전 최하위에 그친 악몽을 보기 좋게 날려 버렸다. 모태범은 이번 대회 500m 1차 레이스에서 코너를 돌던 도중 넘어지는 사고를 겪었다. 그 여파로 전날 열린 남자 1,000m 경기를 포기해 걱정을 안겼다. 그러나 이날 좋은 기록으로 다시 시상대에 서면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모태범은 2010 밴쿠버 올림픽 500m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월드컵 1차 대회서 남자 5,000m 한국 신기록(6분07초04)을 세우며 동메달을 따낸 이승훈(25ㆍ대한항공)은 아쉽게도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이승훈은 6분10초82의 기록으로 16명의 선수 중 7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 역시 한국 선수 가운데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빼어난 기록이다.
여자 500m에서 3연속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빙속 여제’ 이상화(24ㆍ서울시청)는 이날 열린 1,000m에 출전하지 않고 컨디션을 조율했다. 지난 대회 디비전B(2부리그)에서 우승해 승격한 김현영(한국체대)이 1분14초95의 기록으로 15위에 올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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