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 내에 자국의 위성항법보정시스템 기지를 설치하려 하자 미 정보당국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는 최근 러시아연방우주청이 위성항법시스템 지상 감시국을 미국 내 8곳에 설치하려 하자 '허가를 내줘선 안 된다'며 주무당국인 국무부를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가 설치하려는 감시국은 인공위성에서 수신 받은 위치정보의 오차를 보정해주는 과학기지로 감시와 도청 등의 방첩 활동을 하는 정보국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CIA는 최근 작성한 비공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미국 내 감시국을 설치할 경우 인공위성으로 유도되는 러시아 미사일의 정확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방첩기지를 건설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는 몇 년 전부터 브라질, 스페인, 인도네시아, 호주 등과 협약을 맺고 위성합법시스템 지상 감시국을 설치해왔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감시국 설치 요청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 정보당국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 행위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 등으로 악화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CIA 등이 안보 우려를 제기한 만큼 러시아가 지상 감시국과 관련한 정보를 추가로 내놓을 때까지는 최종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NYT는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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