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년내내 한겨울… 증권업계 '을씨년 2013'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년내내 한겨울… 증권업계 '을씨년 2013'

입력
2013.11.17 18:32
0 0

"증권사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금융투자협회까지 내년 예산을 줄이기로 할 정도니 말 다했죠. 증시 불황의 터널이 언제나 끝날는지…."(A증권사 김모 임원)

여의도 증권업계가 증시위축에 따른 수익급감으로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얼마 전까지 증시불황에도 직원들이 고액연봉을 받아 '신의 직장'이라 비판 받던 금투협까지 인원감축에 이어 예산삭감에 나설 정도다. 이미 상당수 증권사가 실적악화로 한계에 이르러 금투협에 낼 회비마저 모자란 상태이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내년 예산을 전년 대비 10%이상 줄이는 긴축재정에 돌입하기로 했다. 올해 지출예산이 696억원 정도이니 70억원 가까이 삭감이 불가피해진 것. 금투협은 지난해 30여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하면서 퇴직금을 일시에 지급해 결국 수입보다 지출이 149억원이 많은 상황을 맞기도 했다.

금투협은 예산의 70%를 회원사로부터 걷어 충당하는데, 내년에는 회비를 지불하지 못하는 증권사도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금투협은 2009년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합병해 민간 통합 자율규제기관으로 출범했다. 정회원사 165개, 준회원사 117개 등을 두고 있다 보니 증시불황에도 협회직원들은 고액 연봉ㆍ성과급을 받아 회원사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회비를 깎아달라는 증권사가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협회도 더 많은 예산을 줄이기 위해 대외행사 축소, 사업비 감축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협이 이런 수준이라면 증권사들은 실적부진을 넘어 고사 위기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4~9월)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5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을 넘어선 62.6%나 줄었다. 주요 10대 증권사의 9월 말 현재 직원 수는 2011년 9월말보다 1,735명이 줄어든 2만4,703명에 불과한 수준이고, 증권사 지점 수는 1,500여개(6월말 기준)로 2011년 대비 300여개 가까이 줄었다.

시장에는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등 10여개 증권사가 매물로 나왔지만 대형 매물을 빼고는 인수합병(M&A)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 불황 장기화로 이미 최근 2년간 10대 증권사에서만 1,700여명의 직원이 감축됐지만, 앞으로 추가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한화투자증권은 450명의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내년부터 대표이사, 상무 등 임원들의 임금도 10~30% 줄어들고,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구조조정으로 1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SK증권도 이달 초 조직개편과 함께 3년차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좋아져도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있고, 금융당국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로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없어 업계 불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