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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1월 18일] 황색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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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1월 18일] 황색언론

입력
2013.11.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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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퓰리처상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한다. 적어도 지금까지 이 상의 선정기준은 '신문은 사회의 목탁'이라는 오랜 가르침이나 "신문은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가르치는 도덕 교사"라는 퓰리처의 말에 충실했다. 그런데 언론 정도의 표상인 그가 오늘날 언론의 바른 길을 가로막는 상업주의 언론, 그 극단적 형태인 황색언론(Yellow Journalism)의 산파이기도 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헝가리 출신으로 1864년 도미한 그는 독일어신문 기자로서 언론계에 투신했다가 곧 정치인 겸 경영자로 변신했다. 1878년 파산 직전의 '세이트루이스 디스패치' 매수 및 '세인트 포스트' 합병으로 크게 성공한 그는 5년 뒤 뉴욕으로 진출, '월드'지를 매수해 미국 최다 발행부수의 신문으로 키웠다. 그 비결은 "재미없는 신문은 죄악"이라는 그의 말을 살린 선정적 보도였다.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지금의 '머독 왕국'에 비견될 신문왕국을 일군 윌리엄 허스트였다.

▲ 광산재벌의 아들인 허스트는 샌프란시스코 '익재미너'의 성공 경험에 힘입어 뉴욕에서 '모닝 저널'을 인수해 '월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신문제작 기본방침인 선정적 보도와 화려한 일요판 특집 등은 퓰리처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의 치열한 경쟁은 '월드'의 일요판 '선데이 월드'의 연재만화 '옐로 키드'를 그린 시사만화가 리처드 아웃콜트를 둘러싼 줄다리기였다. 두 신문의 경쟁은 만화주인공인 중국인 소년 '옐로'와 그의 노랑 옷에 빗댄 황색언론, 황색신문(Yellow Paper)이란 말을 낳았다.

▲ 두 신문의 선정성 경쟁은 결국 '월드'가 한 걸음 물러나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본능적 호기심과 공격성을 자극하는 과장과 선정적 보도 태도의 계승과 확산은 적통(嫡統)인 주간지나 스포츠지, 타블로이드지에 한정하기 어렵다. 일본 슈칸분??(週刊文春)의 아베 총리 발언 보도를 둘러싼 논란은 어쩌면 황색언론을 거르지 못한 결과다. 나아가 국정원 댓글 사건과 대화록 삭제·유출 논란의 편향적 보도에서 각 언론이 외치는 언론 정도에도 과장과 선정성, 대중영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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