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V월드'에 이어 부동산실거래가통계지도ㆍ건축행정데이터 개방 플랫폼 '세움터' 공개.
PC 한 대로 실거래 시각물로 확인하고, 인허가, 시설 내용, 위치 등 상세한 행정정보까지 알 수 있어
곧 서울로 이사할 예정인 경기도 주민 김지선씨. 직접 길을 나서 서울에 살 집을 찾아가는 대신 거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공간정보지도인 ‘브이월드’를 이용하면, 힘들게 공간 이동을 하지 않아도 서울 거리를 가상 체험하며 집을 구할 수 있어서다.
김씨가 브이월드(http://map.vworld.kr)에 접속하자 화면에 위성 사진으로 만든 지구 영상이 떠올랐다. 마우스를 조작하자 손톱만했던 대한민국 영토가 골목에 주차된 자동차 지붕이 보일 정도까지 확대된다. 김씨는 몇 번 더 커서를 움직여 관심 지역을 찾았다.
김씨가 조절메뉴에서 ‘3차원 건물’을 클릭한 순간, 평범한 위성사진이었던 지도를 뚫고 건물들이 솟아났다. 김씨는 건물은 물론 언덕 높낮이까지 3차원으로 재구성된 아파트 단지를 게임 하듯 누비며 이사할 동네를 구석구석 살폈다.
마음에 든 아파트를 발견한 김씨가 마우스로 해당 아파트를 클릭하자 이번엔 해당 단지의 매매, 전∙월세 실거래가격이 화면에 떴다. 이어서 김씨가 각 메뉴를 누를 때마다 지도 위에는 ▦교통정보 폐쇄회로(CC)TV 위치 ▦산사태 위험지역이 표시됐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씨 사례는 가상이지만, 김씨가 체험한 서비스는 이미 브이월드로 제공되고 있다. 브이월드는 지난해 일반 공개된 뒤 기본 지도 위에 제공하는 정보를 늘려왔다. 지난주 추가된 부동산 실거래가를 포함해 현재 브이월드가 제공하는 정보는 총 21종에 달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간정보산업 활성화 노력이 하나 둘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공간정보산업은 위치 정보에 다른 성격의 정보를 결합, 활용하는 산업이다. 브이월드는 지도에 부동산 가격이나 다양한 통계정보를 결합했다. 국토부는 지난주 ▦부동산 실거래가 표시(브이월드) ▦건축 행정정보 표시(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 등 2종류의 위치기반 시스템을 추가로 공개했다. 국토부 지원을 바탕으로 베트남, 칠레에서 국내 기업이 현지 토지정보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정부는 2010년 89조원에 그쳤던 세계 공간정보시장 규모가 2015년이면 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초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모바일 브이월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공간정보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3~4%에 불과한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에선 구글 등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분야를 정부가 주도하면 사후 관리 부실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전철민 서울시립대 공간정보공학과 교수는 “주기적으로 정보를 갱신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을 계속 브이월드에 끌어들일 수 없다”면서 “정부는 초기 투자로 시장을 만들고 유지보수와 활용은 민간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현재 예산이 부족해 업로드 주기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최신 데이터가 신속하게 업로드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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