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수준별 수능 실시로 정시 모집의 합격선 예측이 힘들어진데다 수능이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돼 수시 2차 모집에 지원한 수험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일부 대학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2배 넘게 상승했다.
17일 입시업체 이투스청솔과 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된 2014학년도 수시2차 원서접수 결과 서울과 수도권 37개 대학의 지원자 수는 전년보다 9.4%(1만1,648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15개 대학의 평균경쟁률은 2013학년도(12.68대 1)보다 오른 14.73대 1로 나타났다. 사상 첫 수준별 수능이 치러지면서 등급 예측이 어려워져 수능 비중이 높은 정시 모집보다는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수시 지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수능 이후 치러진 수시1차 대학별 논술 고사 응시율이 전년보다 5~15%포인트 정도 오르면서 이미 예견됐다.
이투스청솔에 따르면 동국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일수록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 수시1차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들의 지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는 199명을 모집하는 교과성적우수자전형에 4,196명이 지원해 21.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년(8.63대 1)보다 2.4배 오른 수치다. 특히 10명 선발에 326명이 지원한 법학과가 32.6대 1로 가장 높았다.
320명 모집에 3,795명이 지원한 이화여대 학업능력우수자전형도 전년(6.57대 1)보다 2배 가까이 오른 11.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숙명여대 학업우수자전형에도 1,307명이 몰려 전년(5.82대 1)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진 10.8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건국대, 경기대, 광운대, 덕성여대, 명지대 등도 경쟁률이 올랐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시 2차는 대부분 학생부나 적성고사 위주의 전형으로, 이화여대, 광운대, 건국대, 동국대 등은 과거 학생부전형 경쟁률이 낮았으나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며 "수능 결과 예측이 어려워 수험생의 불안이 컸기 때문에 남은 수시모집 카드를 적극 활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수능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대학별 AㆍB형 반영 과목과 가산점 등에 따른 변수가 크기 때문에 정시에서도 수험생의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고는 하향 안정 지원 추세가 전반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4~17일 치러진 고려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의 수시1차 논술고사는 제시문과 논제가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되는 등 대체로 까다롭지 않았다는 평가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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